외국인 선수는 프로야구 팀 성적의 핵심 키워드다. 탄탄한 전력을 지닌 외국인 선수를 지닌 팀은 기본적으로 상위권 성적을 낼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진다. 그래서 각 팀마다 스토브리그에서 실력있는 외국인 선수를 영입하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한다.
때로는 외국인 선수 구성이 다른 팀에 비해 늦어질 수도 있다. 23일 현재까지만 해도 2015시즌 한국시리즈 우승팀 두산 베어스와 준우승팀 삼성 라이온즈, 그리고 6위로 아쉽게 포스트시즌에 오르지 못한 한화 이글스가 외국인 선수 구성을 완료하지 못했다. 이로 인해 해당 팀들의 내년 시즌 전망에 대한 우려감마저 드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면 외국인 선수 영입은 아직까지는 '시기'를 따질 문제는 아니다. 넓은 관점에서 보면 내년 1월 중순 스프링캠프 출발 시점 이전까지만 구성을 완료하면 된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건 과연 얼마나 팀 전력에 보탬이 될 만한 선수를 데려오느냐다.
일단 두산은 올해 한국시리즈 우승에 혁혁한 기여를 한 외국인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와 재계약 협상 중이다. '재계약'이라는 기본 원칙에는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연봉에 관한 이견이 다소 있다. 조정 중이다. 또 외국인 타자를 아직 데려오지 못했다. 삼성은 두 명의 새로운 투수인 앨런 웹스터와 콜린 밸레스터를 영입한 뒤 내야수 야마이코 나바로와 재계약 협상을 벌였는데, 나바로 측의 미온적인 반응때문에 최종 결렬되고 말았다. 다시 외국인 타자감을 찾아야 한다. 한화 역시 에스밀 로저스와 일찌감치 재계약을 성사한 뒤 미치 탈보트와는 재계약 협상을 진행 중이고, 새 외국인 타자감을 찾고 있다. 연내에 외인 구성을 마친다는 전제 아래 계약 성사단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두산 니퍼트와 한화 탈보트의 경우는 큰 이변이 없는 한 내년에도 각각 두산과 한화에서 뛰게될 가능성이 크다. 때문에 결론적으로는 두산과 삼성 그리고 한화 모두 외국인 타자의 마지막 조각을 맞추는 작업만 남았다고 보면 된다.
그렇다면 왜 이들 세 팀은 다른 구단에 비해 다소 외인 구성 완료가 늦어지게 된 것일까. 각각의 사정이 있다. 두산의 경우는 '김현수 변수'가 컸다. FA가 된 김현수가 팀에 잔류하느냐 해외리그로 진출하느냐의 여부에 따라 외국인 타자 유형이 달라질 수 있었다. 때문에 김현수의 메이저리그 볼티모어 오리올스 행이 결정된 뒤부터 보다 명확한 틀을 정해두고 외인타자 고르기에 나섰다. 여기에 썩 좋지 않은 모그룹의 분위기도 일정부분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삼성은 나바로와의 재계약을 추진하다가 완료가 늦어졌다. 별다른 문제없이 재계약이 이뤄질 듯 했는데, 의외로 나바로 측에서 미온적인 반응을 보였다. 또 계약 내용 중에 '성실 조항'으로도 마찰이 생겼다. 결국 나바로는 일본 구단 쪽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고, 삼성도 뒤늦게 대안을 모색 중이다.
한화는 성격이 약간 다르다. 올 시즌 포스트시즌 탈락의 아쉬움을 만회하기 위해 최적의 대상을 찾다보니 늦어지게 됐다. 탈보트의 경우도 일단 재계약 대상에는 올려놨지만, 보다 나은 실력을 지닌 투수가 시장에 나올 경우 교체를 생각하기도 했다. 또 외인 타자는 더 신중할 수 밖에 없었다. 올해 이미 나이저 모건과 제이크 폭스를 통해 실패를 맛봤기 때문이다.
어쨌든 현 시점에서 외인 구성 완료가 다소 늦어지는 감은 있지만, 해당 구단들은 크게 개의치 않는 눈치다. 스프링캠프 시작까지는 아직 여유가 있기 때문이다. 계약 시점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 어떤 선수를 데려와 내년 시즌 전력에 보탬이 되도록하는 게 더 중요하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