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야구인들이 잠시 글러브와 방망이를 내려놓았다. 대신 골프채를 잡고 우정의 대결을 펼쳤다.
스포츠조선과 한국야구위원회(KBO)가 공동 주최한 제34회 야구인 골프대회가 30일 강원도 춘천 라데나골프클럽에서 열렸다.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부터 시작한 야구인 골프대회는 프로야구 역사와 함께하며 야구인들의 축제로 발전해왔다. 올해는 14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두산 베어스가 후원을 맡았다.
올해도 어김없이 프로야구 10개 구단의 감독과 코치, 선수, 프런트는 물론 원로 야구인과 KBO 임직원, 심판위원, 언론인 등 프로야구 관계자 총 157명이 모여 우의를 다지는 화합의 자리를 만들었다. 챔피언 두산은 김태형 감독을 비롯 코칭스태프 전원과 프론트가 총출동했다. 선수 대표로 토종 다승 1위(18승) 유희관과 노경은이 2년 연속으로 참석했다. 한국시리즈에서 두산에 고개를 숙인 류중일 삼성 감독도 김태형 감독과 같은 조에서 샷대결을 펼쳤다. 올해 '가을야구'를 하지 못한 '엘롯기'의 사령탑 양상문 감독(LG)과 김기태 감독(KIA) 그리고 최근 지휘봉을 잡은 조원우 감독(롯데)도 한 조에서 자웅을 겨뤘다.
초겨울이라고 믿기 어려운 포근한 날씨 속에서 행사 분위기는 시종일관 화기애애했다. 본업인 야구가 아닌 골프로 대결을 벌였지만 우열을 가리기 보다 친목을 다지고 서로를 격려하는 데 힘이 실렸다.
이번 대회는 전 홀에서 동시 티오프하는 샷건 방식으로 진행됐다.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숨겨진 12개홀에서 개인 핸디캡을 적용해 순위를 매기는 '신페리오' 방식으로 순위를 가렸다.
대회 우승자는 KIA 박흥식 코치였다. 박 코치는 네트스코어 70.6타(79타에 핸디 8.4 적용)로 1위를 차지했다. 메달리스트(실제 타수가 가장 적은 자)는 한화 김광수 코치로 77타였다. 삼성 김평호 코치가 준우승, 롯데 최만호 코치가 3위를 차지했다.
롱기스트는 네이처코스 6번홀에서 드라이버샷 270m를 날린 삼성 장태수 코치에게 돌아갔다. 니어리스트는 네이처코스 7번홀에서 홀에 14㎝까지 붙인 두산 김진수 코치가 받았다. 행운상(꼴찌에서 두번째)은 유희관(두산)이 받았다.
춘천=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