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다안타(188개) 주인공 유한준이 kt 위즈 유니폼을 입었다. kt는 4년 간 60억원의 조건에 베테랑 외야수를 영입했다.
이를 두고 시선은 엇갈린다. 먼저 과다 지출이라는 시선이다. 81년 생인 그의 나이는 서른 넷. 내년이면 서른 다섯 살이 된다. KBO리그에는 30대 중반을 넘어 풀타임 활약하는 외야수가 극히 드물다. 가뜩이나 유한준은 2014시즌부터 3할 이상을 때린 타자이기도 하다. 꾸준하게 톱 클래스로 불린 선수가 아니라는 얘기다. 그래서 60억원은 무리한 베팅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반면 과감한 투자라는 평가도 있다. kt는 올해 약한 전력에도 신생팀 최다승(52승) 타이 기록을 세웠다. 후반기 들어 매서운 공격력을 뽐냈고, 치열한 순위 싸움에 더 큰 긴장감을 불어 넣었다. 하지만 내년 시즌 5강 이상의 성적을 위해선 교통 정리가 필요했다. 당장 4명의 외국인 선수 가운데 투수를 몇 명으로 갈 것인지, 구단은 쉽게 결론을 내지 못했다. 그런 가운데 유한준이 영입됐다. 최근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영입한 이진영까지. 출중한 타격 능력을 보유한 선수가 벌써 2명이나 생겼다. 때문에 60억원은 충분히 투자할 만 했다는 게 구단의 입장이다. 이듬해 외국인 투수를 3명으로 갈 수 있게 됐고, 타구단 부럽지 않은 타선의 짜임새도 생겼다.
이번에 kt가 30대 중반 외야수에게 '잭팟'을 안긴 이유는 또 있다. 팀 케미스트리다. 이는 각 구단 수장들이 베테랑의 가치를 여전히 높게 평가하는 부분이기도 한데, 그라운드 안팎에서 어린 선수들이 유한준에게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는 기대가 깔려 있다. 그는 넥센 시절 박병호, 강정호 등 후배들에게 존중과 존경을 받던 선수다.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하며 행동으로 보여주는 선배였다. 하나 더, 타격에 눈을 뜬 나이가 서른 넷이다. 숱한 실패를 경험하다가 이제서야 방망이 좀 돌리게 됐다. 물론 FA에 앞서 '반짝' 했다고 볼 수도 있다. 흔히 말하는 'FA로이드'다. 그러나 반대로 오랜 연구와 훈련, 실패의 결과물일 수 있다. 성실함 없이는 불가능한 업적이기도 하다. 결국 kt가 주목한 것은 후자다. 60억원의 액수는 그래서 나왔다.
kt에 앞서 9구단 NC도 베테랑들에 의지해 리그에 연착륙 했다. 구단 1호 FA로 영입한 이호준, 이종욱, 손시헌, 김경문 감독이 다시 기회를 준 손민한, 2차 드래프트로 데려온 이혜천 등 어린 선수들이 성장하게 끔 도운 건 선배들이었다. 특히 이호준은 평소 칭찬에 인색한 김경문 감독이 "그가 있었기 때문에 NC도 이만큼 성적을 낼 수 있었다"고 공개적으로 말할 정도다. 결국 kt가 노리는 부분도 이와 비슷하다. 고향으로 돌아온 유한준이 해야 할 일도 많다 .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