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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행 실패한 윤경신호, 실패 아닌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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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우려했던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남자 핸드볼의 올림픽 도전 명맥이 끊겼다. 윤경신 감독이 이끄는 남자 대표팀은 27일(한국시각) 카타르 도하에서 가진 바레인과의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남자 핸드볼 아시아지역 예선 3, 4위 결정전에서 패했다. 이날 패배로 한국은 2, 3위 팀에게 주어지는 대륙간 예선 출전권 확보마저 실패해 본선행이 좌절됐다. 남자 핸드볼이 올림픽에 나서지 못하는 것은 지난 1996년 애틀란타 대회 이후 20년 만이다.

윤경신호는 이번 대회를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이집트와의 두 차례 평가전 및 해외 전지훈련 등을 통해 팀 다지기에 힘을 쏟았다. '월드스타'인 윤경신 감독의 마당발을 활용한 정보전 역시 빠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카타르, 바레인에 연패하면서 점점 높아지는 중동의 벽을 실감해야 했다. '오일머니'를 앞세워 세계적 강호로 급부상한 카타르는 차치하더라도, 바레인에도 밀린 점은 여러 가지 생각을 가질 수밖에 없는 게 사실이다.

남자 핸드볼은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금메달 이후 줄곧 하락세를 이어왔다. 2011, 2013년 세계선수권 조별리그 탈락, 2012년 런던올림픽 본선 전패에 이어 2015년 세계선수권에선 본선행 조차 실패했다. '오일머니'를 등에 업고 귀화 선수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실력이 급상승한 중동세가 문제였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서도 한국은 신흥강호 이란을 꺾고 결승에 올랐지만, 카타르에 져 은메달에 머문 바 있다. 장신이 즐비한 중동팀들을 상대로 스피드와 기술을 앞세워 돌파구를 만든다는 게 그간의 전략이었다. 하지만 최근 중동팀들이 신장 뿐만 아니라 스피드, 기술까지 갖추면서 틈을 찾기는 더욱 어려워졌다.

올림픽 본선행에 실패한 남자 핸드볼의 당면과제는 2017년 세계선수권 진출이다. 그러나 현재까지 흐름을 보면 남자 핸드볼이 과연 반전할 수 있을진 의문이다. 이번 올림픽 예선을 통해 중동세와 격차가 더욱 벌어지고 있다는 점은 여실히 드러났다.

핸드볼협회는 그동안 유럽 협회와의 교류 및 지도자 초빙, 해외 전지훈련 등으로 전력 강화를 실시해왔다. 하지만 전력분석관의 지속적인 파견을 통한 데이터 수집과 세계 핸드볼 흐름의 파악, 지속적인 A매치, 신예 선수 발굴과 기존 대표 선수들의 해외진출 적극적 추진 등을 통해 새로운 발전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현지 프로팀과 맞붙는 해외 전지훈련의 실효성도 제고해봐야 할 필요가 있다. 미국계 선수 귀화가 활성화된 농구와 마찬가지로 우수 자원 확보 차원에서 귀화 선수의 핸드볼코리아리그 진출 및 대표팀 합류 문제도 진지하게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나아가 윤 감독 뿐만 아니라 강재원 조치효 등 유럽에서 프로 생활을 한 지도자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해외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방안도 대두된다.

실패는 끝이 아니다. 문제점을 찾고 보완하는 노력을 통해 새로운 성공으로 가는 길을 찾아야 한다. 윤경신호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실패를 통해 교훈을 찾는 자세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