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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덕제 수원FC 감독은 구덕행을 예감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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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덕제 수원FC 감독은 27일까지 수원에 머물러 있었다.

나머지 코칭스태프와 선수단은 이미 결전지인 대구로 내려간 상태였다. 조종화 양종후 코치가 경기에 나서는 선수들을 지도했다. 그 시각 조 감독은 경고 누적과 컨디션 저하 등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선수들의 컨디션 회복에 주력했다. 이들의 몸상태를 확인한 후에야 대구행 차에 몸을 실었다. 묘한 자신감 때문이었다. 조 감독은 "구덕에 갈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다음 경기에 나설 선수들 상태를 지켜봤다"고 했다.

이유 있는 자신감이었다. 수원FC의 젊은 선수들은 기세를 탔다. 분위기가 좋다보니 체력 저하도 크게 눈에 띄지 않았다. 상대에 대한 자신감도 있었다. 조 감독은 상주보다 대구를 상대하길 원했다. 아무래도 큰 경기 경험이 많은 선수들이 대거 포진한 상주보다 대구가 편하다는 계산에서다. 수원FC는 올 시즌 대구를 상대로 2승1무1패로 상대전적에서 앞섰다. 내용면에서도 압도한 경기가 많았다. 조 감독은 "즐기는 분위기에서 하자고 했다. 여기까지만 해도 잘한거라고 했다. 선수들의 눈빛이 살아있더라"고 했다.

조 감독의 예감은 적중했다. 수원FC는 28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대구와의 2015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챌린지 플레이오프에서 2대1로 승리했다. 정규리그를 3위로 마친 수원FC는 서울 이랜드와의 준플레이오프(3대3 무·무승부 시 정규리그 상위팀 진출)에 이어 2위 대구까지 넘으며 승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조 감독이 원했던 구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수원FC는 K리그 클래식 11위팀 부산과 12월2일과 5일 홈앤드어웨이로 승강 플레이오프를 펼친다. 부산은 부산아시아드 대신 구덕운동장에서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를 예정이다. 구덕운동장은 조 감독에게는 추억의 장소다. 1988년부터 1995년까지 대우 원클럽맨으로 활약하며 구덕운동장을 누볐다. 조 감독은 준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선수시절 참 많이 공을 찼던 곳이다. 구덕에 꼭 다시 가보고 싶다"고 했다. 그 바람이 이루어졌다.

대구는 마지막 문턱을 넘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다. 마지막 4경기에서 승리를 얻지 못하며 1위를 확정짓지 못한 것이 두고두고 아쉬웠다. 챌린지 1위는 클래식으로 자동 승격한다. 대구(승점 67·골득실 +20·득점 67)는 상주(승점 67·골득실 +20·득점 77)와 승점, 골득실까지 같았지만 다득점에 밀리며 2위로 내려섰다. 재정비해 플레이오프에 나섰지만 정상 전력이 아니었다. 득점왕 조나탄을 비롯해 에델, 세르징요, 류재문, 이종성 등 공수의 핵심자원 5명이 부상과 징계로 나서지 못했다. 차포를 뗀 대구는 투혼을 발휘했지만, 악재를 극복하지 못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