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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수의진' 김광현 "일본전이 결승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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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전이라고 생각하고 던지겠습니다."

필승의 각오다. 프리미어12 첫 경기를 마치 우승컵을 사이에 두고 겨루는 최후의 결전이고 생각하겠다는 다짐. 전장에 나간 장수가 더 이상 뒤로 물러날 데가 없다는 마음으로 '배수의 진'을 친 듯 한 느낌마저 준다. 한국 야구대표팀 에이스 김광현(27)은 그만큼 일본과의 개막전을 야무지게 준비하고 있다.

김광현은 7일 오전 일본 삿포로의 니혼햄 파이터스 실내연습장에서 대표팀 공식훈련을 앞두고 취재진과 공식 인터뷰를 했다. 가장 관심사는 역시 8일 일본과의 개막전 선발 등판 여부다. 김인식 대표팀 감독은 선발에 대해 아직까지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고 있다. 전력 공개를 우려하기도 했고, 또한 투수진 가운데 최상의 컨디션을 지닌 선수로 신중하게 낙점하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어차피 이날 오후 감독자 회의 이후 공식 발표시점 전까지는 굳이 미리 공개할 이유가 없다.

그러나 김광현은 일본전에 대해 "아직 공식 통보받지는 못했다. 훈련 후 저녁 때 최종 확정된다고 들었다. 하지만 내가 선발로 나간다는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다. 경기가 바로 내일이기 때문에 몸상태나 컨디션 조절을 거기에 맞게 하고 있겠다. 더불어 선발로 결정된다면 '반드시 이긴다'는 마음으로 마운드에 오르겠다"고 밝혔다.

김광현은 일본과의 경기에 대해 비장한 각오를 한 듯 했다. '최후의 결승전이라는 생각'을 강조했다. 이는 과거의 치욕적인 기억 때문으로 보인다. 김광현은 지난 2009년 3월7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일본전에서 불과 1⅓이닝 만에 7피안타(1홈런) 2볼넷으로 8점이나 허용하며 2대14 콜드패의 원인을 제공한 바 있다. 이전까지 '일본 킬러'로 드높았던 명성이 깨진 경기였다.

김광현은 이때의 치욕을 씻기 위해 절치부심하고 있다. 그는 "(일본전에) 많은 준비를 하고 공부도 했다. 전에 한 번 이기고(2008 베이징올림픽 4강전) 또 한 번 졌다. 이번에는 대회 결승전이라는 마음가짐으로 꼭 이기겠다"고 굳은 결의를 밝혔다.

김광현은 만약 일본전에 나가게 된다면 '초반 승부'가 중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초반에 제구력을 빨리 잡는게 중요하다. 또한 삿포로돔의 적응도 관건이다. 미리 삿포로돔에 가보지 못한 점이 다소 아쉽다"면서 "그러나 일단은 내 공을 제대로 던지는 게 중요하다. 돔구장인 만큼 홈런을 조심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김광현은 "한 달 정도 공백이 있었지만, 쿠바전 때 그다기 실전 감각이 떨어지지 않았다는 게 만족스럽다. 긴장을 늦추지 않고 집중하려고 했다. (일본전에서도)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집중할 생각이다. 부담감이 있지만, 이런 경기를 많이 겪어봤다. 어차피 (내가) 극복해야 할 부분이다. 쿠바전에서 보셨듯 대표팀 불펜 투수들도 결코 약하지 않다. 뒤에 좋은 투수들이 많기 때문에 믿고 던지겠다. 최대한 낮게 던져 이기는 피칭을 할 생각"이라며 다시 한번 일본전 필승을 다짐했다.

삿포로=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