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닷컴 김영록 기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를 향한 파리생제르맹(PSG)의 구애가 심상찮은 가운데, '영원한 마드리드맨'을 자칭해온 호날두 역시 변화의 전조를 보이고 있다.
레알 마드리드는 4일(한국 시각) 스페인 마드리드의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PSG와의 2015-16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A조 조별리그 4라운드에서 1-0으로 승리했다. 레알 마드리드는 시종일관 밀렸지만, 탄탄한 수비 덕분에 1승을 거뒀다. 결승골도 수비수인 나초 페르난데스가 터뜨렸다.
그런데 호날두가 경기 종료 직후 PSG 이적설을 긍정하는 듯한 행동을 일삼아 주목받고 있다. 호날두는 라커룸에 들어가기 전 PSG의 로랑 블랑 감독에게 다가가 뭔가 귓속말을 한 뒤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블랑 감독은 이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호날두가 내게 뭐라고 말했는지는 알려줄 수 없다"라고 입을 다물었다.
이날 PSG의 나세르 알 켈라이피 회장도 경기장을 찾았다. 그런데 호날두는 짐을 둘러멘 채 알 켈라이피 회장이 기자들과 인터뷰를 하는 자리에, 마치 그와의 친분을 과시하듯 갑작스레 나타났다. 두 사람은 친근하게 윙크를 교환한 뒤 악수를 나눴다. 알 켈라이피 회장은 호날두의 머리를 툭 치며 환하게 웃기도 했다.
이어 알 켈라이피 회장은 기자들의 '호날두 PSG 이적설' 질문이 쇄도하자 "호날두는 현재 레알 마드리드와 계약된 선수다. 우린 이를 해칠 생각이 없다"라며 "현 시점에서는 아무런 접촉도 하지 않았다. 물론 그것(호날두 협상) 때문에 온 것도 아니다"라며 웃었다.
호날두는 이날 경기 전에는 레알 마드리드의 플로렌티노 페레스 회장과도 만났다. 이날 페레스 회장은 지나치는 선수들을 격려하다 말고 호날두에게 "잠깐 이야기 좀 하자. 무슨 말을 한 거냐"라고 추궁하고 있다. 이에 호날두는 "무슨 말이냐"라고 반문했다가 이내 알아차린 듯 "(기사가)잘못됐다. 그렇게 말하지 않았다. 다르게 말했다"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는 앞서 독일 축구전문지 키커 지에 보도된 인터뷰 때문으로 보인다. 전날 호날두가 키커와의 인터뷰에서 '레알 마드리드를 떠날 가능성이 있나'라는 질문에 "지금 나는 레알 마드리드 선수다. 하지만 미래는 알수 없다. 아무도 내일 일어날 일을 알지 못한다"라고 애매하게 답했기 때문이다.
호날두는 레알 마드리드에서 총 313경기에 출전, 현재까지 326골을 기록중인 '살아있는 레전드'다. 챔피언스리그에서도 통산 82골을 기록, 종전 기록 보유자였던 라울(71골)과 라이벌 메시(77골)를 밀어내고 단독 1위를 달리고 있다. 호날두가 세계 최고 명문클럽으로 불리는 레알 마드리드에서의 신기록 행진을 스스로 포기한다는 것은 믿기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호날두의 대리인은 '슈퍼에이전트' 호르헤 멘데스다. 영국과 스페인 언론들은 그가 호날두의 EPL 복귀 혹은 PSG 이적을 추진중이라고 여러 차례 보도했다. 특히 PSG는 노쇠화가 뚜렷한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PSG)를 대체할만한 스타를 찾는 중이다. 이날 호날두의 모습은 PSG 이적을 의심하기에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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