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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안방 사극, 왜 이렇게 대담해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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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야해졌다.

안방극장 사극이 야해지고 있다. 키스신이나 목욕신 정도는 이미 가벼운 소재가 된지 오래. 합방신에 겁탈신까지 이어지며 분위기를 묘하게 만들고 있다.

KBS2 수목극 '장사의 신-객주 2015(이하 객주)'에서는 이덕화와 한채아의 첫날밤이 그려진다. 40년 차이 신혼부부가 혼례를 치른 뒤 처음으로 신가대객주에서 신혼 첫날밤을 보내게 된 것. 4일 공개된 촬영 스틸컷에는 이덕화가 한채아를 바라보며 애정어린 시선을 보내다 그를 이불에 눕히고 다가가는 모습이 담겼다. 상당히 므흣한 분위기다. 이에 네티즌들은 '이덕화 합방신 많은 듯', '한채아라니…. 덕화 형님 부럽습니다'라는 등의 관심을 보냈다.

이처럼 극 전개상 필요한 야한 장면은 시청자들도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해당 장면이 표현하는 것은 많다. 우선 캐릭터의 현 상황을 그대로 드러낸다. 천봉삼(장혁)은 의욕은 앞서지만 가진 게 없어 운명의 여인을 빼앗겼다. 조소사(한채아)는 마음의 정인 천봉삼을 두고 신석주(이덕화)의 품에 안기게 됐다. 신석주는 이미 욕심에 눈이 멀어 손녀 뻘인 여인을 품에 안은 인물로 그려지고 있다. 그리고 조소사와 신석주의 혼인과 첫날밤은 천봉삼에게 중요한 터닝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흠모하던 여인이 다른 남자의 품에 안겼다는 사실에 좌절하기도 하겠지만, 이 때문에 천봉삼-조소사-신석주의 묘한 삼각관계가 시작되고 갈등이 증폭될 것이기 때문. 제작사 측은 "한채아에게 마음을 빼앗긴 이덕화가 과연 장혁과 한채아의 관계를 알게될지, 이덕화와 한채아는 평범한 부부사이를 유지하게 될 수 있을지 흥미진진한 스토리 전개를 지켜봐달라"고 전했다.

그러나 항상 과유불급이다. SBS 월화극 '육룡이 나르샤'는 겁탈신으로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지난 달 13일 방송된 '육룡이 나르샤'에서는 땅새(윤찬영)가 눈앞에서 사랑하는 연인 연희(박시은)가 겁탈당하는 장면을 목격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겁에 질린 어린 아이들의 모습, 겁탈당한 뒤 넋이 나간 듯한 연희의 모습 등이 비춰졌다. 누가봐도 아동 성폭행 장면이다. 이에 대해 제작진은 "땅새가 각성하고 변화하는 계기로 필요한 장면이었다. 그만큼 세상이 썩었다는 걸 보여주는 장치였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시청자들은 불편한 기분을 드러냈다. 주인공이 각성하는데 많고 많은 방법 중 왜 꼭 아동 성폭행이 필요했는지가 일단 의문이다.정말 만에 하나, 이 장면이 꼭 필요했다고 쳐도 지상파 방송에서 아동 성폭행 장면이 나온 건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한 드라마 홍보팀 관계자는 "야한 장면은 시청자들의 말초신경을 자극, 홍보 효과를 누릴 수 있는 톡톡한 소재다. 요즘은 장르를 떠나 드라마 전반에서 이런 소재들이 쓰이고 시청자들도 별다른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그러나 결국 얼마나 영리하게 장면을 배치하고, 얼마나 적절하게 수위를 조절하는지가 관건이다. 지나치면 역효과만 불러올 수 있다"고 말했다.

silk78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