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꽃미남'이라는 단어에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배우 강동원. 그가 스크린에서 다시 꽃향기를 내뿜기 시작했다. 오는 5일 개봉하는 영화 '검은 사제들'을 통해서 말이다. 로만 칼라의 신부복을 입고서도 훈내 '폴폴' 나는 그가 이번에는 얼마나 '멋진' 신부의 모습을 보여줄까.
그는 '검은 사제들'에서 김신부(김윤석)를 돕는 최부제 역을 맡았다. "저희 어머니나 누나가 모두 천주교 신자라서 역할이 낯설지는 않았어요. 저요? 저는 누가 시킨다고 말을 듣는 성격이 아니라서 믿는 종교는 없어요.(웃음)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는 '신부가 외국어를 이렇게 잘해야해?'라는 의문이 들었죠. 그런데 직접 신부님들을 만나보니까 정말 다 잘하시더라고요." 역할을 위해 3박4일 동안 신부들과 동고동락하기도 했다. "라틴어는 기본이고 중국어까지 하시는 분들이 많으시더라고요." 덕분에 강동원은 극중 라틴어 중국어 대사를 다 외워야 했다. "중국어 기도문은 원래 안하기로 했었는데 라틴어 대사를 다 소진해버려서 나오게 됐어요. 따로 연습해놓기 했었는데 현장에서 결정된 거죠."
말투 이야기가 나와서 말이지만 강동원은 아직 경상도 사투리를 고치지 못했다. 아니, 고치지 않았다. "평상시에는 이 말투가 편해요. 평상시에 굳이 서울말을 써야할 이유는 없잖아요. 이미 10년 넘게 연기해왔는데 영화에는 사투리를 쓰면 안되죠. 그런데 촬영을 하다보니 매력있다고 이 억양을 일부러 남겨둘 때도 있어요.(웃음)"
김윤석과는 '전우치'에 이어 두번째 호흡이다. "김윤석 선배님과는 일이 없을 때에도 가끔 술한잔 하는 사이이기 때문에 더 연기하기는 편하죠. 게다가 선배님은 상대방 연기를 터치하는 스타일이 아니세요. 물론 아이디어를 보여드리면 의견을 말씀은 해주시죠. 그래서 더 시너지가 나는 것 같아요. 이번 작품은 제가 먼저 캐스팅이 됐는데 선배님이 전화 주셔서 '너 할꺼냐'라고 물으시더라고요. 그래서 '예. 전 하려고요' 했더니 '그래. 나도 대본이 너무 좋아서 하려고 한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렇게 같이 하게 됐죠."
사제와 악령을 다룬 작품이라 관객들은 '엑소시스트'류의 작품을 예상할지도 모른다. "저희는 리얼리티를 살려서 스릴러로 만들려고 노력을 했어요. '엑소시스트'처럼 되려면 침대도 떠올라야 되잖아요. 우리는 그렇게 안만드려고 일부러 침대도 바닥에 박아놨어요.(웃음) 공포나 판타지보다는 스릴러에 가까운 작품이에요. 사실 전 본격 판타지물을 그리 좋아하는 편이 아니에요. '반지의 제왕' 시리즈는 아예 안봤고요. 마블 시리즈도 '엑스맨'만 봤어요. '엑스맨'이 그나마 가장 리얼리티가 있지 않나요?(웃음)"
'강동원'이라는 이름값. 그것 때문에 작품에 대한 기대가 더 커지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다. "물론 강동원이 출연하는 영화라고 생각해서 기대하는 부분이 있겠죠. 그 기대를 저버리고 싶진 않아요. 하지만 서서히 변하는 모습도 보여드리고 싶죠. 늘 새로운 시도도 하고 싶고요. 반항심이 많아서 안어울리는 것이라고 사람들이 생각하면 더 하고 싶기도 해요.(웃음) 그래도 한꺼번에 바뀌진 않을 꺼에요. 외모적이든 연기적이든 관객이 기대하는 모습이 배우 강동원이니까요."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