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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세 이정훈- 재기모색 한기주, 그들의 가을야구는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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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정규시즌은 끝났지만 가을야구는 계속되고 있다. 지난달 말부터 대다수 팀이 해외 마무리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주로 1~2군을 오가는 1.5군 선수, 젊은 유망주, 루키들이 시즌을 정리하고, 부족한 점을 보강하면서 다음 시즌을 준비한다. 그런데 올해 마무리 캠프에는 몇몇 베테랑 선수, 가을캠프와 거리가 있어 보이는 낯선 이들이 눈에 띈다.

히어로즈의 우완 투수 이정훈(38)은 일본 가고시마 캠프에 참가했다. 지난달 말부터 한참 아래 젊은 선수들과 함께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올시즌 별다른 성적을 내지 못했으나, 히어로즈 구단은 재계약을 결정했다. 베테랑 이정훈이 내년 시즌 불펜에서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봤다. 동래고를 졸업하고 1996년 롯데 자이언츠에 입단했으니, 내년이면 '프로 20년차'이다.

그는 2015시즌에 1군 경기 2게임 등판에 그쳤다. 부상에서 복귀한 지난 8월 2경기에 출전해 2이닝, 투구수 41개, 평균자책점 4.50. 2군에서 갑자기 1군으로 승격하면서 준비가 부족했다. 지난 8월 19일 kt 위즈전에 등판했는데, 447일 만의 1군 경기 출전이었다.

이정훈은 지난해 6월 18일 수술대에 올랐다. 팔꿈치 수술을 받았다. 재기가 쉽지 않아 보였다. 적지 않은 나이가 걸림돌이 될 것 같았다. 하지만 그는 지난한 재활치료, 훈련을 이겨내고 돌아왔다.

지난 겨울 히어로즈는 FA(자유계약선수) 2년 계약이 끝난 이정훈의 손을 잡았다. 선수 생활의 기로에 섰던 그가 계속해서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게 된 것이다. 2011년 롯데에서 히어로즈로 이적해 묵묵히 팀에 기여해온 이정훈이다. 올해 퓨처스리그(2군) 20경기에 등판해 가능성을 확인했다.

당면 과제는 투구 스피드 보강. 이정훈은 "퓨처스리그에서 시속 140km 이상을 찍었는데, 1군 경기 때는 140km가 안 나왔다. 3km 이상을 끌어올리는 게 목표다. 올해 가을 캠프에 참가한 선수 중 내가 최고령인 것 같다"며 웃었다.

KIA 타이거즈 우완 한기주(28)는 지난 주 오키나와 캠프로 출발했다. 2006년 타이거즈의 일원이 된 한기주는 입단 초기 이후 가을훈련을 한 적이 없다. 최근 몇 년 동안은 부상과 재활훈련으로 정상훈련을 하기도 어려웠다. 2013년, 2014년 두 시즌 동안 1경기도 출전하지 못했다. 오랜 공백을 깨고 지난 7월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한기주는 7경기에 나서 가능성을 모색했다.

부상 전에 비해 구위가 많이 떨어져 있었다. 내년 시즌에 자리를 잡으려면 볼 스피드가 좋아져야 하고, 체력 강화도 필요하다. 이번 가을캠프가 중요한 이유다.

LG 트윈스 봉중근(35), 내야수 손주인(32)도 눈에 띈다. 시즌 후반 마무리에서 선발로 보직을 바꾼 봉중근은 마무리 캠프 참가를 자청했다고 한다. 선발 투수에게 필요한 지구력을 키우고, 집중 훈련으로 내년 시즌을 확실하게 준비하기 위해서다.

삼성 라이온즈에서 이적해 주축 선수로 자리잡은 손주인도 20대 젊은 야수들과 함께 하고 있다. 손주인은 올시즌 박지규(24)와 2루 주전경쟁을 했다. LG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포지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고치 가을캠프 참가를 결정했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