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9단이 중국 랭킹 1위 커제 9단의 벽을 넘지 못했다.
4일 경기도 고양시 삼성화재 글로벌캠퍼스에서 벌어진 2015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준결승 3번기 제2국에서 이세돌 9단이 중국의 커제 9단에게 225수 만에 백 불계패하며 결승진출이 무산됐다. 3일 열린 1국에서도 초반부터 어려운 국면으로 승리를 내줬던 이 9단은 2국에서 반격에 나섰지만 설욕에 실패, 0-2의 전적으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이세돌 9단은 "백24는 흑(57)의 침입수단이 남아있어서 좋지 않았고, 눈목자로 한 칸 좁힐 자리였다. 결정적 패착은 흑29로 들여다봤을 때 잇지 않은 것이다. 순간적인 착각으로 우변을 먼저 움직여 흑37로 뚫리는 순간 10집 이상 손해를 보면서 이후로는 찬스를 찾기 어려웠다"고 밝혔다.
국가시드를 받고 본선부터 출전한 커제 9단은 이세돌 9단에게 완승하며 대회 첫 결승진출을 확정지었다. 18살의 커제 9단은 지난 1월 바이링배를 통해 세계대회 첫 우승을 차지한 것을 시작으로 올해 남은 LG배 8강과 몽백합배 4강에도 오르는 등 올해 세계대회 전적 22승 2패로 91.5%의 경이로운 승률을 기록 중이다.
커제 9단은 "결승진출은 기쁘다는 말밖엔 표현 할 말이 없다. 결승상대는 누가 올라오더라도 어렵겠지만 개인적으로 상대전적이 비슷한 스웨와 대국을 하고 싶다"고 소감을 말했다.
한편 탕웨이싱 9단이 선취점을 올린 가운데 진행된 건너편 조에서는 중국의 스웨 9단이 109수만에 흑 불계승하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남은 한 장의 결승전 티켓의 주인공은 5일에 진행되는 3국에서 결정된다.
이세돌 9단의 패배로 중국 선수간의 결승전 대결이 결정되면서 5년간 이어져오던 한-중 결승대국도 무산됐다. 올해로 20년을 맞이한 2015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의 총상금규모는 8억원이며, 우승상금은 3억원이다.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