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으로서 우승컵 들어올리고 싶다."
생애 첫 대표팀 주장 완장을 찬 정근우(33)가 프리미어12 대회 우승에 대한 의욕을 강하게 드러냈다.
정근우는 4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쿠바 대표팀과의 서울 슈퍼시리즈 1차전을 앞두고 "처음으로 국가대표 주장이 됐는데, 꼭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기분을 느끼고 싶다"고 했다. 올해 한화 이글스에서 스프링캠프 도중 송구에 맞아 턱뼈가 부러졌지만, 눈부신 재활에 성공한 정근우는 프리미어12 대표팀의 일원으로 뽑혔고, 주장까지 뽑혔다.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첫 성인 대표팀이 된 정근우는 그간 2008년 베이징 올림픽과 2009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등에서 활약했다. 2008올림픽과 2010아시안게임에서 두 차례 우승을 경험했다. 그러나 당시 주장은 아니었다.
정근우는 "젊은 후배들의 기량이 좋아진 덕분에 대표팀이 빨리 세대교체가 된 것 같다. 덕분에 내가 그리 나이가 많지 않은데도 야수 중에서는 동갑내기 이대호와 함께 최고참이라 주장까지 하게 됐다"면서 "주장이 된 만큼 강한 책임감을 느낀다. 꼭 김인식 감독님과 함께 우승컵을 들어올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쿠바와의 서울 슈퍼시리즈는 프리미어12 대회를 위한 전초전이자 귀중한 전력 재점검 기회다. 선수들의 부족한 경기 감각을 되살릴 수 있는 찬스이기도 하다. 정근우는 "나 역시 정규시즌 끝나고 훈련을 많이 했지만, 경기 감각은 좀 떨어져 있다. 공을 잘 보고 배트에 맞히는 연습을 해야 한다"면서 "쿠바전이 승패에 큰 의미는 없다. 그래도 우리 대표팀에는 매우 중요한 경기"라고 말했다.
한편 정근우는 한국의 개막전 상대이자 가장 큰 숙적인 일본과의 대결에도 자신감을 보였다. 일단 일본의 선발인 오타니 쇼헤이(21)에 관해서 "좋은 투수지만, 공략하지 못할 투수는 아니다. 예전에 상대했던 다르빗슈 유에 아직은 못 미치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오타니의 투구 영상을 요즘 자주 보고 있다. 확실히 강속구는 무척 위협적이더라. 포크볼도 좋고 슬라이더도 좋다. 하지만 예전에 내가 봤던 다르빗슈의 슬라이더는 그야말로 엄청났다"며 "우리 타자들도 강속구 적응력은 좋다. 변화구만 잘 참으면 된다"고 밝혔다.
고척=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