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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감한 관전평]두산 좀 더 집중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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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경기에 모든 전력을 쏟아 붓는다. 포스트시즌에선 모든 경기가 결승전이나 다름없다. 한 타자, 한 이닝이 끝날 때마다 아쉬움의 탄식과 기쁨의 환호성이 터진다. 진 쪽은 사소한 것도 불만이고, 이긴 쪽은 모든 게 다 아름다워 보인다. 담당기자가 잠시 이성을 내려놓고 철저히 팬의 눈으로 편파적인 관전평을 썼다. 팬과 공감하는 편파 해설, 용감한 관전평이다. <편집자주>

[용감한 관전평] 삼성 편에서

두산이 한국시리즈 진출팀답게 좀 더 경기에 집중하면 좋겠다. 여전히 허점이 많고 수비는 불안하다. 3회말을 보자. 1사후 9번 김상수가 볼넷으로 출루한 뒤 1번 박한이의 초구 때 2루 도루를 시도했다. 두산 포수 양의지의 송구가 원바운드로 뒤로 빠져 김상수는 3루까지 갔다. 여기서 문제는 두산 수비가 김상수의 도루를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김상수는 올해 도루 26개로 전체 8위에 오른 발빠른 타자다. 지난해엔 53개의 도루로 도루왕에 오르기도 했다. 언제든지 도루를 할 수 있는 선수에게 견제 한번 없이 바로 피칭을 했다는 것은 너무 안일했다는 얘기다. 이기기 위해선 플레이 하나 하나에 집중을 해야한다.

이어진 양의지의 송구도 나빴고, 유격수 김재호가 잡아주지 못하며 3루까지 보낸 것도 두산 수비의 허술함을 보여준 장면이다. 두산은 6회말 2사후 박해민이 안타를 친 뒤 2루 도루 때 똑같은 실수를 반복했다. 이번엔 2루수 오재원이 양의지의 원바운드 공을 잡아주지 못하며 주자를 3루로 보냈다.

니퍼트의 호투를 수비수가 전혀 도와주지 못하는 것을 보며 니퍼트가 안쓰러울 정도였다. 양의지가 도루 2개를 모두 막지 못한 것은 앞으로 치러질 시리즈에서 삼성에겐 큰 호재로 작용할 것이다.

인정해야 한다. 니퍼트는 역시 대단했다. 강력한 직구는 여전했다. 그러나 역사는 되풀이된다. 2013년을 보자. 당시 한국시리즈 2차전 선발로 나왔던 니퍼트는 6이닝 무실점의 호투를 했었다. 그리고 6차전에선 5회까지 1실점으로 잘 막았다가 6회에 박한이에게 2점포, 7회 채태인에 3점포를 맞고 무너졌다. 준플레이오프부터 계속 던진 니퍼트의 체력이 결국 떨어지고 말았다.

이번에도 그렇다. 분명히 플레이오프 1차전과 4차전, 한국시리즈 2차전으로 갈수록 직구의 구위는 조금씩 떨어지고 있다. 게다가 이날 7회까지 92개의 공을 던졌다. 다음 등판에서도 체력이 버텨낼지 의문이다. 1차전서 유희관의 느린공을 봤던 삼성 타자들에게 사실 니퍼트의 빠른 공은 대처하기 쉽지 않았다. 하지만 갈수록 삼성 타자들은 빠른 공에 익숙해질 것이기에 걱정할 필요는 없을 듯 하다. 대구=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