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던지는 투수 공략은 어렵다. 그러나…"
두산 베어스 니퍼트는 27일 한국시리즈 2차전 선발투수로 나섰다. 2011년 한국무대 데뷔 이후 올해까지 5년간 삼성전에만 14승2패, 평균자책점 2.59를 기록했다. 다른 팀과는 가끔 무너지는 경우가 있었지만 삼성전에서만은 항상 에이스의 위용을 뽐냈다.
이렇게 잘 던지는 투수이니 타자들은 니퍼트를 최고의 외국인 투수로 평가한다. 삼성 박한이는 한화 로저스와 니퍼트를 비교해달라고 하자 생각하지도 않고 "차원이 다르다"라고 했다. 박한이는 "로저스는 직구 구속이 150㎞가 넘지만 니퍼트보다 못하다. 니퍼트의 공은 칠 때 힘이 느껴진다"고 했다.
삼성 류중일 감독 역시 경기전 "니퍼트가 플레이오프에서 보여준 피칭을 한다면 우리 타자들이 치기 쉽지 않을 것이다"라며 "아무리 타자가 잘쳐도 투수가 잘던지면 못치는게 야구다"라고 했다.
니퍼트의 투구수를 늘리기 위해 공을 많이 보면 되지 않느냐라는 말이 많지만 류 감독은 고개를 저었다. "난 타자들보고 공을 많이 보라고 하지 않는다"라면서 "공을 보다가 자기가 원한 공을 놓치고 2스트라이크로 몰리면 자기 스윙을 못한다. 그러면 제대로 투수 공을 치지 못한다"라고 했다.
그래도 니퍼트에게 쉽게 당하지 않는 방법을 말했다. 바로 높은 공에 속지 않는 것. 류 감독은 "니퍼트가 높은 타점에서 내리 꽂는 투수인데 직구가 높게 오는 경우가 있다. 이것을 치지 않으면 볼인데 눈에 보이니까 자꾸 방망이가 나간다"며 "공에 힘이 있어 치더라도 파울이 되거나 헛스윙이 되는 게 많다. 그렇게 2스트라이크가 되면 더욱 공략하기 어렵다"라고 했다.
박한이는 "직구도 좋고 변화구도 좋다. 어느 공을 딱 하나 노려서 친다는게 쉽지 않은 투수"라면서 "그냥 생각없이 공보고 공치기를 하는게 방법"이라고 했다. 박한이는 니퍼트와의 통산 타율이 3할8푼5리(52타수 20안타)로 이흥련(9타수 4안타, 0.444)에 이어 팀내 두번째로 니퍼트 공을 잘 쳤다. 박한이는 "공보고 공치기를 했기 때문에 그정도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라고 했다.
박석민 역시 박한이와 같은 공략법을 말했다. 박석민은 지난해까지 니퍼트 상대 타율이 2할(35타수 7안타)에 그쳤지만 올해는 7타수 3안타(0.429)로 좋은 모습이었다. 박석민은 "2스트라이크로 몰리면 니퍼트에게서 안타를 치기가 더욱 힘들어진다. 초구부터 적극적으로 자신이 생각한 코스로 온다면 자신있게 휘둘러야 한다"라고 했다.
삼성은 지난 2013년 두산과의 한국시리즈서 니퍼트 공략에 성공한 적이 있다. 당시 2차전서는 6이닝동안 무득점으로 묶였으나 다시 만난 6차전서는 끝내 니퍼트를 무너뜨렸다. 5회까진 1점으로 또 막혔으나 6회말 채태인의 투런포, 7회말 박한이의 스리런포로 거함 니퍼트를 마운드에서 내려가게 만들었다.
이날 삼성과 니퍼트의 대결은 2년전 2차전일까 6차전일까. 대구=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