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신만고 끝에 두산이 다시 3위 싸움의 칼자루를 잡았다.
두산은 3일 광주 KIA전에서 연장 혈투 끝에 9대7로 승리했다.
이날 치열한 3위 싸움을 하고 있는 넥센은 삼성에 0대1로 패했다. 결국 두 팀은 다시 공동 3위. 넥센은 78승1무65패, 두산은 78승65패. 하지만 두산이 1경기가 더 남아있다.
두산이 4일 잠실 KIA전에서 승리하면 3위로 포스트 시즌에 진출한다. 넥센은 4위가 된다. 반면, 두산이 패하면 4위, 넥센이 3위가 된다.
2일과 정반대였다. 두산은 3위 넥센에 1경기 차로 뒤져 있는 상태. 두산은 2경기를 모두 이겨야 하는 상황. 게다가 넥센이 이날 승리를 거두면, 두산이 2승을 거둔다고 해도 4위에 머물 수 밖에 없었다.
초반은 매우 좋지 않았다.
선취점은 두산의 몫이었다. 1사 후 허경민의 안타와 민병헌의 볼넷. 그리고 김현수의 좌전 적시타가 터졌다. 하지만 곧바로 분위기는 반전됐다.
야심찬 선발 카드 유희관이 단 하나의 아웃 카운트도 잡지 못하고 1회 조기강판됐다. KIA는 1회 김주찬의 우전안타와 김호령의 번트안타, 그리고 두산 내야 실책으로 무사 2, 3루의 찬스를 잡았다.
급격히 흔들린 유희관은 필에게 몸에 맞는 공을 허용했다. 무사 만루.
여기에서 이범호가 유희관의 높은 바깥쪽 싱커를 그대로 밀어 때리며 만루홈런을 만들어냈다. 광주 구장은 축제의 분위기였다.
후속타자 나지완마저 깨끗한 좌전 안타를 만들어내자, 두산은 1회 유희관을 교체하는 강수를 뒀다. 다행히 교체된 투수 진야곱은 더 이상 추가실점을 하지 않았다.
두산 입장에서는 추격하는 점수가 빨리 나왔다. 2회 선두타자 오재일이 솔로홈런. 그리고 정수빈 허경민의 연속 안타와 김현수의 볼넷으로 만든 2사 만루 상황에서 양의지가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냈다.
결국 4-3, KIA의 1점 차 불안한 리드로 분위기가 바뀌었다.
하지만 KIA는 3, 4회 각각 1점씩을 추가했다. 특히 4회 추가점은 행운이 있었다. 김주찬이 친 내야 플라이를 1루수 오재일이 포구 위치를 제대로 잡지 못하면서 득점으로 연결됐다. 6-3.
두산은 5회 홍성흔의 적시타로 1점을 만회했다. 그리고 7회 드디어 역전에 성공했다.
1사 이후 홍성흔 최주환의 연속 안타와 김재호의 볼넷으로 만든 2사 만루 상황. 허경민이 좌중간을 가르는 3타점 적시 2루타를 터뜨렸다. 순식간에 7-6으로 역전, 전세를 완전히 바꿨다.
하지만 또 하나의 반전이 남아있었다. KIA는 9회말 선두타자 필의 좌저난타와 와일드 피치로 만든 2사 2루 상황에서 김원섭이 좌선상 적시 2루타를 터뜨리면서 끝내 동점. 연장전에 돌입했다.
그러나 10회 두산은 선두타자 정수빈이 예상을 뒤엎는 좌월 솔로홈런을 터뜨리면서 또 하나의 반전을 만들어냈다. 이후, 허경민의 중전안타와 김현수의 볼넷, 그리고 KIA 2루수 김주영의 뼈아픈 실책으로 1사 만루를 만든 뒤 오재원의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추가점을 냈다. 사실상 승패가 갈리는 순간. 긴박한 1점 차 승부에서 실책을 동반한 추가점은 분위기 상 매우 좋지 않았다. KIA의 추격 동력을 완전히 떨어뜨려 버렸다.
결국 두산은 10회 KIA 공격을 무사히 막아내고 천금같은 1승을 따냈다.
이날 패한 KIA는 남은 3경기에서 모두 승리하면 SK를 밀어내고 5위를 차지할 수 있다. 때문에 4일 잠실 두 팀의 맞대결이 매우 중요하다. 이날 두산은 6명, KIA는 8명의 투수를 투입하는 총력전을 펼쳤다. 4일 선발은 각각 이현호(두산)와 홍건희(KIA)다.
우여곡절 끝에 두산은 또 다시 3위 경쟁에서 칼자루를 쥐게 됐다. 아직 비관도 낙관도 할 수 없는 처지다. 4일 잠실전은 외나무 다리 혈투다. 광주=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