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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중일 감독과 외국인 3명의 내기. 현재 성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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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라이온즈 류중일 감독은 나바로의 타율에 대한 질문이 나오면 언제나 내기 얘기를 한다. "3할 못치면 가방 하나 얻는거지 뭐"라며 웃는다.

류 감독은 스프링캠프 때 외국인 선수와 성적을 놓고 내기를 한다. 지는 사람이 가방을 사주기로 하는 것. 이번에도 어김없이 류 감독은 외국인 선수 피가로, 클로이드, 나바로와 지난 2월 오키나와 캠프 때 내기를 했다. 피가로와 클로이드는 13승, 나바로는 타율 3할5리가 기준이다.

올해 투수들은 류 감독으로부터 가방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피가로에게 선물은 떼논 당상이다. 9일 현재 12승5패, 평균자책점 3.19를 기록하고 있다. 1승만 더하면 류 감독과 약속한 승수에 도달한다. 클로이드도 기록에 다가서고 있다. 9승5패 평균자책점 4.42를 기록 중이다. 지난 6월 아내의 출산으로 인해 열흘정도 미국에 휴가를 다녀온 뒤 페이스가 떨어졌지만 최근 다시 컨디션을 끌어올리며 승수 쌓기에 들어갔다. 4승을 더하면 약속의 13승을 달성하게 된다. 아직 삼성이 44경기를 남겨놓고 있어 8∼9차례 정도 등판이 가능하다. 현재 삼성의 페이스가 워낙 좋아 기대할 수 있다.

나바로는 더욱 분발해야 한다. 33개의 홈런으로 홈런 3위, 96타점으로 타점 3위에 올라있는 나바로지만 타율은 겨우 2할7푼8리에 불과하다. 지난해 3할8리를 기록했으니 3푼 가까이 낮은 수치다. 그나마 최근 좋은 페이스로 끌어올려 타율이 올라갔다. 6월말까지만 해도 나바로의 타율은 2할5푼5리에 불과했다. 7월에 3할1푼(87타수 27안타)을 기록했고, 8월엔 7경기서 무려 4할3푼5리(23타수 10안타)로 정확성이 높아졌다.

하지만 류 감독과 약속한 3할5리를 기록하려면 아직도 멀다. 시즌 마지막까지 고공행진을 이어가야 한다.

류 감독으로선 지고 싶은 내기다. 외국인 선수들이 약속한 기록을 내준다는 것은 그만큼 팀 승리에 크게 공헌을 했다는 뜻이고 그렇게 되면 삼성의 성적표는 당연히 위에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약속은 꼭 지킨다. 그래야 선수들도 허투루 내기를 하지 않는다. 류 감독은 지난해 13승을 거두고 일본 소프트뱅크로 떠난 밴덴헐크에게 지갑을 선물로 줬다. 다른 팀으로 떠났지만 약속은 지켜야하기 때문.

류 감독은 선물을 사주는 약속을 어긴 적은 없지만 외국인 선수로부터 받은 선물은 별로 없다. 아무래도 내기에서 진 선수들은 성적이 미흡해 재계약에 실패한 선수들이었기 때문이다.

류 감독이 3명과의 내기에서 모두 져서 내년시즌 선물을 3개 구입할까. 그러고 싶은 마음이 큰 류 감독이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