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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광래부터 이종호까지' 김병지를 위한 오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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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부터 2015년까지 다사다난했던 K리그 그라운드, 월드컵 현장에서 '철인' 김병지와 함께 뜨거운 땀을 흘린 선후배, 지도자들이 한목소리로 700경기 대기록을 축하하고 나섰다. 그 시절 추억담과 함께 따뜻한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스포츠2팀

[조광래 대구 사장]=경남 시절, '38세' 김병지 600경기 이끈 '멘토'

김병지와 함께 할 당시 행복했다. 몸만 갖고 하는 골키퍼가 아니었다. 영리하고 지혜로운 축구 선수였다. 판단의 속도 또한 한 템포 빨랐다. 경기 흐름의 변화에 대한 적응도 중요하지만 김병지는 한 발 더 나아가 자기가 변화를 만드는 좋은 선수였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누구나 성공할 수 없다. 남들이 볼 수 없는 트렌드를 읽고 미리 봐야 한다. 생각의 속도가 빨라야 남보다 앞서나갈 수 있다. 열심히만 해서는 성공할 수 없다. 생각과 지혜를 모아야 성공할 수 있다. 그게 김병지였다. 700경기 출전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지금까지 많은 선수들을 봐왔지만 술과 담배를 전혀 하지 않는 유일한 선수였다. 지금처럼만 하면 앞으로 800경기 출전도 가능할 것 같다. 승승장구하길 바란다.

[노상래 전남 감독]=70년생 동기 소속팀 감독

김병지는 최고의 동기이자 동반자다. 한 구단에서 감독과 선수로 있지만, 나는 그를 '동반자'라고 생각한다. 기술적인 것은 전성기보다 떨어졌을지 몰라도, 노련미, 리딩 능력, 경험적인 것은 리그 최강이다. 1990년대, 나와 함께 뛰던 선수가, 2015년 이종호, 이슬찬과 함께 뛴다는 건 '말도 안되는 일'이다. 1993년생 슬찬이의 경우, 나이를 두번 곱해도 병지가 더 많다. 이 '말도 안되는' 기적같은 일을 김병지가 하고 있는 것이라고 보시면 된다. 언제까지일지는 모르겠지만, 병지가 좋은 모습으로 아름다운 마무리를 하도록 돕는 것이 동반자로서 내게 주어진 의무다. 이번 제주전에서 팀의 목표를 이루면 서포터들과 함께 축하 세리머니에 참여하고 싶다. 병지가 오래 뛰면서 후배들 자리를 뺏는다는 말을 하는 분들이 있는데, 내 생각은 다르다. 후배의 귀감이 되면서, 선수들의 길을 열어준 '좋은 선배'다. 병지야, 700경기를 축하한다.



[최용수 서울 감독]=프랑스-한일월드컵

병지 형은 자기관리에선 'FM'이었다. 만약 나와 더 깊이 친해졌으면 700경기 출전은 가능하지 않았을 것이다(웃음).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경기에 못 뛰는 등 힘든 시기가 있었다. 그 때마다 병지 형이 진심어린 격려와 함께 따뜻한 얘기를 많이 해줬다. 지금 전남이 안정적인 팀으로 가고 있는 것은 병지 형이 뒤에서 수비를 잡아주고 있기 때문이다. 수비수들에게 피드백이 뛰어나다. 그동안 좋은 지도자들을 많이 만난 것도 병지 형의 복이다. 700경기 출전으로 축하한다. 앞으로 이 기록이 깨지기는 싶지 않을 것이다. 걸어온 발자취를 높이 평가하고. 걸어온 길 만큼 앞으로 한국 축구를 위한 역할은 더 커질 것이다.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어떻게 환원을 할 건지도 생각해주길 바란다.



[서정원 수원 감독]=프랑스월드컵

700경기 출전을 축하한다. 프랑스 월드컵 당시 같이 대표팀에서 활약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나는 감독이 되었고, 김병지 선수는 여전히 현역 생활을 계속하고 있는 걸 보며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나도 나름 현역 생활을 남들보다 오래 한 편에 속하는데 정말 대단한 것 같다. 이렇게 철저히 자기관리를 하면서 후배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고 팬들에게 계속 좋은 기억을 심어주고 있는 것은 개인을 넘어 한국 축구에 좋은 유산을 남겨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위대한 기록을 보며 자란 후배들이 그 기록을 깨기 위해 도전하는 과정이 이어진다면 우리 축구도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시 한 번 김병지 선수의 700경기 출전을 축하한다. 그리고 먼 미래에 더 좋은 후배가 이 기록도 깨는 날도 오길 바란다



[황선홍 포항 감독]=프랑스-한일월드컵

김병지 대단하다. 700경기를 뛸 수 있었다는 것은 정말 축하해주고, 존경받아야 마땅한 일이다. 대표팀에선 둘 다 말수가 없어서 재밌었던 추억은 없지만, 말할 수 있는 것은 김병지는 늘 한결같은 선수였다는 점이다. 지금도 가끔씩 연락하지만, 예전과 다른 점이 없다. 그 한결같음이 700경기 출전을 가능하게 한 힘인 것 같다. 김병지같은 선배들이 나오면서 한국 축구는 더 풍성한 스토리를 가질 수 있게 됐다. 후배 선수들도 오래 축구를 할 수 있는 방법을 배울 수 있었으면 한다.

[하석주 아주대 감독]=포항, 프랑스월드컵-전 전남 감독

김병지는 한국축구의 산 증인이다. 후배들에게 몸관리 잘하면 이렇게 오래 선수생활 할 수 있다는 모범사례가 됐다. 좋은 선수이기 이전에 좋은 사람이다. 선후배들에게 존경받고, 깍듯하고, 겸손하고, 배려할 줄 안다. 병지 같은 선수는 이전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나오지 않을 것이다. 철저한 자기관리, 프로정신을 후배들이 옆에서 보고 배운다. 병지에게는 선배로서 준 것도 없이, 늘 받기만 한 것 같아 미안하다. 울산 현대-대우 로얄즈 시절 라이벌팀으로 만났지만, 가장 소중한 사이가 됐다. 항상 고맙게 생각한다. 내가 전남 지휘봉을 잡은 후 경남에서 전남으로 두말 없이 와줬고, 가장 외롭고 힘든 순간에 든든한 버팀목이 돼 줬다. 1년6개월간 엄청 고생했다. 위기를 함께 넘어섰다. 선수지만 내겐 코칭스태프나 다름 없었다. 병지를 전남에 데려오면서 만약 병지의 기량이 떨어지면 나도 같이 그만두겠다고 공언했었다. 그만큼 병지를 믿었다. 병지야, 700경기 축하한다. 누구도 깨뜨릴 수 없는 기록이다. 사실 600경기에서 기록은 이미 끝났다. 항상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최은성 전북 골키퍼 코치]=K리그 532경기 철인

700경기 하느라 고생 많이 하셨고, 언제까지 더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하시는동안 후배들에게 좋은 귀감이되는 모습을 계속 보여주세요. 2002년 월드컵때 함께했던 기억이 난다. 최고의 골키퍼인 병지형과 좋은 추억과 즐겁게 운동했던 것이 지금도 가끔 생각난다. 부상없이 올시즌도 잘 마무리 하시고 언제나 한사람의 팬의 마음으로 응원하겠습니다.

[이종호 전남 '국대' 공격수]=1992년생 '22세 연하' 후배

'병지삼촌'은 내게 멘토다. 축구뿐 아니라 인생의 롤모델이다. 삼촌도 어려운 가정형편속에 축구를 하셨고, 나 역시 힘든 환경을 이겨내고 축구를 해왔다. 속깊은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나누며 큰 용기를 얻었다. 네가 잘해야 가족과 주변이 모두 행복해진다는 말씀을 해주신다. 삼촌과 나 사이에는 끈끈한 무언가가 있다. 병지삼촌과 한 팀에서 뛰는 것은 행운이다. 자기관리나 모든 면에 있어서 후배들의 '표본'이 되는 분이다. "'살아있는 전설' 병지삼촌! 700경기 축하드립니다. 이 기록은 절대 안깨질 것 같아요. 늘 존경합니다. 삼촌이 오신 후 제 축구가 발전했고, 삼촌이 뒤에 계셔서 늘 든든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