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가 '한화 징크스'에서 벗어났다. 타선의 집중력과 선발 클로이드의 퀄리티스타트 피칭을 앞세워 올시즌 한화전 4연패에서 벗어났다.
삼성은 24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원정경기에서 8대3으로 승리했다. 이날 삼성 선발로 나온 외국인 투수 클로이드는 1회 2점을 내줬지만, 이후 6회까지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며 6이닝 5안타 3볼넷 4삼진 2실점으로 호투하며 시즌 7승(5패)째를 따냈다. 초반 제구력이 흔들렸지만, 2회부터는 최고 144㎞의 직구와 커브, 커터, 체인지업, 싱커 등을 앞세워 최근 3연패의 부진을 씻는 안정감있는 피칭을 선보였다.
타선에서는 외국인 타자 나바로가 1회초 2점 홈런을 포함해 4타수 2안타 4타점으로 맹활약했다. 특히 나바로는 3-2로 앞서던 5회초 2타점 2루타로 값진 쐐기점을 뽑았다. 더불어 선두타자로 나온 신인 구자욱 역시 4타수 3안타 1볼넷 3득점 1타점으로 공격에서 리드오프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구자욱은 특히 수비에서 더욱 돋보이는 활약을 했다. 우익수를 맡아 5회말 김태균의 펜스 직격 2루타성 타구를 총알같은 송구 능력으로 2루에서 보살로 잡아내더니 8회 이성열의 우중간 2루타성 타구를 펜스 끝까지 쫓아가 점핑 캐치로 잡아냈다. 또 9회말 2사 1, 3루 때도 정근우의 우중간 안타성 타구를 빠른 발로 쫓아가 슬라이딩 캐치로 잡아 경기를 마무리짓는 호수비를 보여줬다. '신인왕 0순위'의 가치를 스스로 증명하는 명장면이었다.
반면 한화는 친정팀을 상대로 처음 등판한 선발 배영수가 4이닝 동안 4실점하는 바람에 초반 주도권을 내줬다. 배영수는 1회초 1사 3루 때 나바로에게 좌월 2점 홈런을 맞았다. 이후 4회까지는 추가 실점없이 비교적 잘 막아냈다. 그러나 5회가 되자 구위가 뚝 떨어졌다. 결국 선두타자 김상수와 후속 구자욱에게 연속 안타를 맞아 3점째를 내주고 박정진과 교체됐다. 박정진이 송구 실책과 2타점 적시타를 연달아 맞는 바람에 배영수의 자책점이 4점으로 불어났다.
한화는 0-2로 뒤진 1회말 1사 1, 2루에서 김태균의 좌전 적시타로 추격에 나섰다. 이성열의 볼넷으로 1사 만루 기회가 됐는데, 여기서 정범모의 희생플라이로 1점을 더 뽑는 데 그쳤다. 4회말 공격이 아쉬웠다. 2-2로 맞선 상황. 선두타자 장운호가 중전안타를 치고 나갔다. 그러나 후속 고동진 타석 때 사인 미스로 1-2루 사이에서 견제에 걸렸다. 고동진이 번트 모션을 취하자 무조건 2루로 달리다 협살에 걸린 것. 결국 여기서 허무한 주루플레이로 기회를 날린 뒤 한화는 곧바로 5회초에 결승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5회 3점을 뽑은 삼성은 6회에도 박해민의 2타점 3루타로 2점을 추가한 뒤 9회초 이승엽의 희생플라이로 1점을 더 보태 8대3승리를 완성했다. 이로써 삼성은 한화와의 상대전적을 3승6패로 만들었다.
이날 리드 오프로 나와 공격과 수비에서 빼어난 활약을 펼친 구자욱은 "후반기들어 더 정신차리고 하려고 마음을 굳게 먹었다. 팀이 한화에 약했었기 때문에 후반기 첫 매치에서 더 잘하고 싶었다"며 이날 활약의 원동력을 밝혔다. 이어 여러번 나온 호수비 장면에 관해서는 "수비는 아직 많이 부족하기 때문에 잘했을 때의 쾌감같은 걸 느끼진 못한다. 그저 얼떨떨할 뿐이고 당연히 해야 한다는 생각 뿐"이라면서 "올해 목표 타율같은 건 없다. 시즌이 한창이니 타율 생각없이 무조건 열심히 하겠다"고 신인다운 다짐을 했다.
대전=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