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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마블 방준혁 의장은 왜 '스타트업의 성공이 어려워졌다'고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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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스타트업의 성공은 사실상 쉽지 않은 시기가 됐다"라는 넷마블 방준혁 의장의 발언으로 인해 지난 주말 모바일게임 개발자들이 모여 있는 공간은 뜨겁게 달아올랐다.

'아쉽지만 냉정한 현실 분석'이라는 의견도 있었지만 '1위 사업자의 선을 넘는 발언'이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았다. 발언으로 인해 모바일게임 사업에 대한 미래 전망과 가능성까지 언급되었다.

NTP 현장에서 직접 느낀 방준혁 의장의 발언은 모바일시장에서 스타트업의 존재나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 했다기 보다 모바일게임의 '콘텐츠'와 '스피드'의 중요성을 언급하기 위해서였다. 때문에 저 발언 앞에 "홍보실에서 절대 하지 말라고 했는데..."라는 단어가 붙은 것도 단순히 한 문장을 왜곡해서 해석하면 다른 의미로 들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었다.

넷마블 방준혁 의장의 발언을 정리 압축해 보면,

"현재 대형 모바일 RPG를 2~3억 규모의 스타트업에서 하기는 어렵다. 일본, 중국, 북미 등에서 100명씩 투입해 만드는 대작들이 1년마다 나온다. 대형 RPG는 20~30명이 몇 십억을 투자받아 해야 한다. 작게 시작하면 프로젝트가 길어지고, 그러면 시기나 트렌드를 놓칠 수 있다. 어느 정도 규모를 갖추고 시작해야 시기에 늦지 않고 트렌트에 뒤쳐지게 나오지 않을 수 있다"

"살아남아라 개복치처럼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한 캐주얼 게임과 광고를 결합한 게임이 소규모 스타트업에는 더 적합할 수 있다. 캐주얼 게임은 더 단순해지고 있다"

"대형게임사와 중소규모 스타트업은 설립시 목표가 달라야 하며, 창업할 때는 목적이 뚜렷해야 한다. 넷마블은 지금까지 120여개 회사에 2천억에 이르는 투자를 해왔으며, 대다수 회수되지 못했으나 그건 넷마블이 계속 해야 할 일이다. 앞으로도 중소규모 개발사 투자는 지속적으로 할 것이다"

등으로, 모바일게임 시장의 상황과 방향성, 그리고 넷마블이 해야할 일 등에 포커싱이 맞춰져 있다.

현재 국내 모바일시장을 두고 많은 회사들에서 이야기가 오르내리는 것은 '이미 레드오션'인지 '아직 블루오션'인지에 대한 부분이다. 넷마블 방준혁 의장은 '모바일게임은 트렌드에 민감해야 하고 유저들이 즐길만한 많은 콘텐츠를 충분히 갖춰야한 경쟁할 수 있다'는 관점인데, 소수의 인원으로 구성된 모바일 스타트업이 이를 만족시키기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때문에 같은 시작지점에서 경쟁하기 어렵다보니 성공 가능성은 낮아지고 그 와중에 트렌드가 변하면 다시 개발 방향성을 바꿔야하는 현실적 어려움을 짚어내기 위함이었다. 이제 모바일 스타트업의 성공은 어려우니 대기업과 함께 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뉘앙스로 발언을 한 것은 아니었다.

그런데 몇몇 기사의 중심이 방의장의 한 문장에 포커싱 되었고 이후 발표 내용들이 언급되면서 뉘앙스가 다소 왜곡되어, 단순히 기사의 한 문장을 잘못 이해하면 모바일게임 개발자들이 충분히 동요할 수밖에 없는 느낌으로 전달되기에 충분했다.

"아직 넷마블게임즈가 모바일 1위 기업은 아니다. 과정에서 1위에 있는 것 일뿐 아직 가야할 길은 멀고 부족한 것도 많다. 앞으로 많은 개발사들에 투자를 할 것이며, 이는 넷마블게임즈가 해야할 일이다"라고 이야기한 것처럼, 방준혁 의장은 국내 1위 사업자 위치에 있지만 보다 많은 것들을 준비하고 시도할 계획을 언급하며 글로벌 시장을 준비하는 기업의 방향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이번 발언은 과거 엑스엘게임즈 송재경 대표의 "이제 비디오게임의 시대는 끝났다"는 내용과 비슷한 느낌이다.

과거 송재경 대표는 대학 행사에 참가해 학생의 질문에 비디오게임의 시대는 끝났다고 발언해 큰 파장을 일으켰다. 그런데 당시 학생은 '자신이 비디오게임을 좋아하고 관련 업종에 취업을 하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좋겠냐'고 물었고, 송재경 대표는 '국내에 비디오게임을 전문적으로 제작하는 업체가 없고 온라인게임으로 대부분 바뀌었으니 그쪽으로 알아보는 것이 좋지 않겠냐'는 의견을 전달했다.

그 가운데 등장한 '비디오게임의 시대는 끝났다'는 내용만 따로 기사화되어 비디오게임 유저들에게 큰 반발을 만들게 됐다. 송재경 대표가 비디오게임의 시대는 끝나고 온라인이 중심이다는 뉘앙스로 발언한 것이 아니었음은 현장에 있었던 학생들이 보다 잘 이해했다.

속담에 '같은 말이라도 아 다르고 어 다르다'고 했다. 화자가 누구고 어떤 단어를 사용했는지에 따라 그 뉘앙스는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번 넷마블의 방준혁 의장의 발언은 본격적인 글로벌 시장 진출을 앞두고 넷마블게임즈를 비롯해 많은 기업들이 어떤 부분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고 빠르게 맞춰나가야 하는지를 강조하는 과정에서 나온 한 문장에 불과하다.

비유에 다소 자극적이고 과격한 단어들이 언급되어 기자와 언론에서 좋아하는 형태로 만들어졌지만, 방 의장 발언의 본질은 다른 부분에 있고 언급하고자 했던 핵심은 '글로벌 시장의 중요성'과 '모바일기업들이 나아갈 방향'에 맞춰져 있었다.

최호경 게임인사이트 기자 press@game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