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동아시안컵에 나설 23명의 최종 엔트리가 공개됐다. 예상대로 젊은 피가 대거 승선했다. 기존의 핵심 자원이었던 유럽파와 중동파가 모두 제외된만큼 달라진 베스트11의 구도에 관심이 모아진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4-2-3-1 포메이션을 즐겨쓴다. 최전방에는 경험이 많은 김신욱(울산)이 유력하다. '슈틸리케호의 황태자' 이정협(상주)이 17일 열린 K리그 올스타전을 통해 괜찮은 몸상태를 보여줬지만, 최근의 컨디션이나 경험 면에서 김신욱이 한발 앞서 보인다. 1m98에 달하는 김신욱의 탈아시아급 높이는 상대에 부담을 주기에 충분하다.
수비진도 어느정도 윤곽이 드러났다. 중국무대에서 잔뼈가 굵은 김영권(광저우 헝다)과 김주영(상하이 상강)이 중앙수비를 구성할 것으로 보인다. 김영권과 김주영은 2015년 호주아시안컵에서도 함께 호흡을 맞췄다. 실력과 경험에서 김기희(전북) 김민혁(사간도스)를 앞선다. 좌우 윙백은 슈틸리케호를 경험한 홍 철(수원)과 정동호(울산)가 맡을 것으로 보인다. 공격 능력이 탁월한 이주용(전북)과 수비력이 좋은 임창우(울산)도 경쟁력이 있는만큼 치열한 경합이 예상된다. 골키퍼는 최근들어 주전으로 기용되는 횟수가 늘어난 김승규(울산)가 유력해 보인다. 다만 김승규가 편도염 등으로 몸상태가 정상이 아닌만큼 호주아시안컵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 김진현(세레소 오사카)에게 기회가 주어질 수도 있다.
가장 예측이 어려운 포지션은 미드필드다. 그간 주전으로 활약한 기성용(스완지시티) 손흥민(레버쿠젠) 이청용(크리스탈팰리스) 구자철 박주호(이상 마인츠)가 모두 제외됐기 때문. 동아시안컵은 A매치 기간에 열리는 대회가 아니라 유럽파와 중동파를 차출할 수 없다. 일단 새롭게 슈틸리케호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는 이재성(전북)이 축이 될 전망이다. 3월 우즈베키스탄전에서 A매치에 데뷔한 이재성은 활발한 움직임과 넘치는 센스, 번뜩이는 기술로 유럽파 틈바구니 속에서 존재감을 과시했다. 4경기 출전에 벌써 2골이나 넣었다. 이재성은 미드필드 전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섀도 스트라이커가 가장 유력하다. 좌우 측면에는 호주아시안컵에서 뛰었던 김민우(사간 도스)와 '라인 브레이커' 김승대(포항)가 기용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 윙어가 부족한 이번 명단에서 이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오른쪽, 왼쪽에서 모두 뛸 수 있는 이종호(전남)도 호시탐탐 주전 자리를 노리고 있다.
더블볼란치(2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는 장현수(광저우 부리)와 정우영(빗셀 고베)의 몫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센터백과 수비형 미드필더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장현수는 최종 명단 발표에서 아예 미드필더로 분류됐다. 슈틸리케 감독은 센터백 자원도 4명이나 선발하며 장현수를 붙박이 수비형 미드필더로 기용할 뜻을 내비쳤다. 장현수는 공격력은 다소 떨어지지만 미드필드 밸런스를 유지시키고 포백을 보호하는데 탁월한 능력을 갖고 있다. 정우영은 6월 아랍에미리츠(UAE)-미얀마와의 A매치 2연전에서 기성용 대체자로 테스트를 받았다. UAE전에서는 탁월한 전개력과 패싱력으로 호평을 받았다. 미얀마전 부진이 다소 아쉬웠지만 다시금 슈틸리케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정우영이 부진할 경우에는 짧은 패스에 능한 권창훈(수원)이 주전으로 올라설 수도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