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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6전 157기' 최운정 부녀가 함께 이뤄낸 LPGA 첫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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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6전 157기, 7년이 걸렸다.

최운정(25·볼빅)이 마침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오랜 기다림 끝에 정상에 섰다. 최운정은 20일(한국시각) 미국 오하이오주 실베이니아의 하이랜드 메도우스 골프클럽(파71·6512야드)에서 열린 마라톤 클래식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5개를 기록했다. 최종합계 14언더파 270타의 성적을 낸 최운정은 장하나(23)와 공동 선두가 돼 연장 승부를 벌였다. 18번 홀(파5)에서 열린 연장 첫 번째 홀에서 파를 지킨 최운정은 보기에 그친 장하나를 따돌리고 LPGA 투어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2009년부터 LPGA 투어에서 활약한 최운정은 157번째 도전한 대회에서 감격적인 첫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우승 상금은 22만5000달러(약 2억5000만원)다. 이번 대회 전까지 개인 최고 성적은 준우승만 세 차례였다. 156전 157기다.

14언더파로 장하나와 동타인 상황에서 시작한 18번 홀에서 최운정은 파를 기록했다. 반면 장하나가 3m 거리에서 버디 퍼트를 실패했다. 승부는 연장으로 향했다. 연장에서는 장하나가 83야드 정도를 남기고 친 세 번째 샷이 그린을 넘겨 러프로 향해 승운이 최운정 쪽으로 기울었다. 장하나가 그린 밖에서 시도한 칩샷도 홀을 한참 지나갔다. 최운정은 "우승을 해본 적이 없어서 그런지 마지막까지 긴장됐다"며 "'파만 잡는다는 생각으로 침착하게 하라'는 아버지 말씀대로 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의 캐디백은 아버지 최지연씨(56)가 메고 있다. 경찰관 출신인 최씨는 LPGA 투어에 데뷔하기 1년 전 2부 투어 시절부터 캐디를 맡았다. 최운정이 첫 우승을 할 때까지만 캐디백을 메겠다고 한 것이 8년이 됐다. 우승이 확정되자 최운정은 아버지와 감격의 포옹을 나눴다. 이어 동료들은 우승 세리머니로 최운정과 최씨에게 물을 뿌렸다. 곁에서 최운정을 지켜본 동료들도 부녀가 함께 이뤄낸 첫 우승이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최운정은 우승의 공을 아버지에게 돌렸다. 최운정은 "아버지께 정말 감사하다. 다른 선수들이 최고의 캐디로 우승했던 것처럼 아버지도 캐디로서 엄청난 역량을 가지신 분이다. 실제로 다른 선수들이 가장 탐을 낼 정도로 능력을 인정 받고 있는 캐디다. 그런데 선수의 실력이 부족해서 우승을 못한 건데 아버지가 캐디여서 우승을 못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어 아버지나 나나 마음고생이 심했다. 주위의 그런 시선이 오늘 해결되어서 너무 기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국내 업체가 생산하는 골프공인 볼빅으로 우승을 일군 최운정은 "미국 진출 후 아무것도 증명된 게 없던 상황임에도 끊임없는 지원과 응원으로 힘을 실어준 볼빅에게 감사하다. 특히 볼빅 문경안 회장님은 두번째 아빠 같은 분이시다. 그동안 우승을 못해 가슴 아팠는데, 드디어 우승컵을 안겨드릴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올 시즌 목표였던 데뷔 첫 승을 거뒀다. 이것만으로도 충분하지만 두 번째 우승을 빠른 시일 내에 이루고 싶다. 더불어 올 시즌 종료 후 지난해 상금순위(10위)보다 나은 성적을 거두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최운정의 우승으로 한국 태극낭자 군단은 올시즌 LPGA 투어에서 11승을 합작했다. 2006년과 2009년에 세운 한 시즌 한국 선수 최다승 기록과 동률을 이뤘다. 올해 LPGA 투어에 데뷔한 신인 장하나는 15번째 대회만에 우승에 도전했으나 준우승에 그쳤다. 지난해 이 대회 우승자인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18)는 13언더파 271타로 펑산산(중국)과 함께 공동 3위에 올랐다. 김효주(20)와 백규정(20)이 나란히 11언더파 273타로 공동 5위를 기록했고 박인비(27)는 10언더파 274타의 성적으로 공동 8위로 대회를 마쳤다.

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