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세를 위해 '쿨'하게 승리하자"
전남에 승리를 거둔 서정원 수원 감독의 얼굴은 여전히 굳어 있었다. 수원은 8일 전남과의 홈경기에 앞서 정대세의 J리그 시미즈 S펄스 이적을 공식 발표했다. 시즌 중에 최전방 공격수를 잃게 된 감독의 기분이 좋을 리 없었다.
전남전은 정대세의 홈 고별전으로 치러졌다. 유종의 미를 거뒀다. 수원이 서정진의 결승골로 전남에 1대0으로 승리를 거뒀다. 수원은 이날 무승부를 기록한 전북(승점 44)과의 승점차를 5점으로 좁혔다.
승리의 비결은 정대세의 이별이었다. 서 감독은 "경기 직전에 선수단에게 '일단 (정대세의 이적이) 결정 났으니 우리 쿨하게 대세를 보내주자. 홈팬들 앞에서 대세가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도와주자'고 말했다. 오늘 대세를 위해 선수들이 열심히 뛰어줬고 승리를 했다"고 승리 소감을 말했다.
최전방 공격수로 출전한 정대세는 풀타임을 소화했다. 두 차례 슈팅이 모두 골대를 외면해 득점을 만들지 못했지만 팀 승리에 미소로 팀과 이별을 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서 감독은 한숨만 쉬었다. "팀이 끈끈해지고 있다. 시간이 흐르면서 조직력도 좋아지고 불안했던 수비도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다. 레고를 하나씩 조립하며 잘 만들어가고 있는데 중요한 부분이 하나가 빠져나간다. 다시 또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 안타깝다."
정대세의 이적에 수원은 대체자를 찾아야 한다. 올스타전 브레이크 이후 선두 전북과의 대결을 앞두고 있어 빠른 영입이 필요하지만 상황이 녹록지 않다. 옌변FC로 임대간 하태균의 복귀도 불투명해졌다. 이에 서 감독은 "전북전 이전까지 대안을 찾을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해야 할 것 같다. 이미 정대세의 이적이 확정됐으니 빨리 잊겠다. 다시 하나씩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수원=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