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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범현 감독, 왜 신인 엄상백 바꾸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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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위즈 조범현 감독은 왜 어린 신인 투수를 끝까지 빼지 않았을까.

19일 KIA 타이거즈와 kt 위즈의 3연전 첫 번째 경기가 열린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 이날 경기 kt 선발은 고졸 신인 사이드암 투수 엄상백이었다. 시즌 성적은 2승2패로 평범하지만 올시즌 사실상 kt의 3선발 역할을 씩씩하게 해주고 있는 보배와 같은 투수다.

열심히 던졌다. 3회 신종길에게 투런포를 허용하고 4회 야수들의 실책과 아쉬운 판단 등으로 인해 4-3 역전을 허용했지만 5회까지 양팀의 경기가 대등하게 흘렀기에 크게 나쁘지 않은 투구였다.

그리고 운명의 6회말. 엄상백은 선두타자 필에게 통한의 솔로포를 얻어맞고 말았다. 이미 투구수 100개가 훌쩍 뛰어 넘었다. 고졸 신인 투수의 힘이 빠질만큼 빠진 상황이었다. 그리고 이어진 2사 1, 2루 위기. 엄상백은 대타 김다원에게 싹쓸이 2루타를 허용한 후 마운드를 내려올 수 있었다.

5⅔이닝 6피안타 4볼넷 8탈삼진 7실점(6자책점). 이날 엄상백의 직구 최고 구속은 147km였다. 6회에도 145km를 찍었지만, 누가 봐도 경기 초반에 비해 구위가 떨어진 모습이었다. 명포수 출신 조범현 감독이 이를 모를리 없었다. 분명 이어지는 위기 순간 투수 교체를 했다면 위기를 넘어갈 수 있었을 것이다. 3-5, 충분히 따라갈 수 있는 점수차. 상대가 2사 상황서 9번 타순 대타를 냈을 때 상대 덕아웃에서 위기에 빠진 투수를 바꾸지 않았다는 것, 분명한 메시지가 담겨있는 장면이었다. 예를 들어, 최근 구위가 좋은 우완 파워피처 김재윤을 투입했다면 김다원과의 승부가 어떻게 됐을지 모르는 일이다.

엄상백은 kt의 신인 투수 중 가장 기대치가 높은 투수다. 내년 시즌에도 선발진의 한 축으로서 자라나는 모습을 조 감독은 기대했을 것이다. 프로팀으로서 어느 한 경기 승리가 소중하지 않을 수 없지만, 조 감독은 이 경기 승리를 상대에 내주는 한이 있더라도 엄상백이 마지막까지 상대 타자들과 싸우는 과정을 통해 깨닫는 바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제자를 혹독하게 마운드에 남겨놨는지 모른다.

114개 올시즌 최다 투구수였다. 8탈삼진 역시 한 경기 최고 탈삼진 기록이었다. 이렇게 진정한 프로 선발 요원으로서 성장해나갈 수 있는 엄상백이다.

광주=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