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골'이란 별명으로 유명한 아르헨티나와 피오렌티나의 레전드 가브리엘 바티스투타(46)가 황금 같았던 두 다리를 잘라내기로 했다.
ESPN은 16일(한국 시각) 포르투갈 매체 라스 오릴라스를 인용한 기사에서 "바티스투타가 심한 무릎 통증을 견디지 못해 두 다리 모두를 절단하고, 티타늄 의족으로 대체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바티스투타는 지난 2005년 은퇴 이후 한때 폴로 선수로 전향, 제 2의 인생을 살기도 했다. 하지만 선수 시절부터 고질적인 문제였던 무릎이 끊임없이 그를 괴롭혔다. 바티스투타의 무릎은 연골과 힘줄이 거의 없는 상태다.
바티스투타는 지난 2011년 다리뼈에 나사를 박는 수술을 받아 다소 상태가 호전됐다. 하지만 매체는 현재 바티스투타가 다리 근력 부족 및 심한 통증 때문에 주로 기어다니며 일상생활을 영위할 만큼 괴로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는 주변에 "차라리 죽고 싶다"라는 심경도 여러 차례 드러냈고, 약을 남용하기도 했던 것으로 보인다.
결국 바티스투타는 다리가 남아있는 게 더 고통스러운 상황이라고 판단, 두 다리를 모두 절단하고 의족을 부착하기로 했다. 주치의도 바티스투타의 결정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티골'은 긴 이름에 대비되는 반박자 빠른 슈팅 때문에 이름을 다 부르기도 전에 골을 터뜨린다 해서 붙은 별명이다. 1988년 뉴웰스 올드보이스에서 데뷔한 이래 보카 주니어스와 리베르 플라테, 피오렌티나, AS로마, 인터밀란을 거쳐 2005년 알 아라비에서 은퇴했다. 바티스투타의 최전성기는 피오렌티나 시절로, 269경기에서 168골을 터뜨리는 가공할 득점력을 선보였다. 아르헨티나 대표팀에서도 78경기 56골을 기록하며 남미 최고의 공격수로 이름을 떨쳤다.
스포츠조선닷컴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