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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은동아', 정글에서 살아남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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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의 금요일 안방극장은 KBS2 '프로듀사'와 tvN '삼시세끼'가 양분하고 있다. 오후 9시대에서는 이들 두 프로그램 말고는 다른 선택지가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 첫 방송을 앞둔 JTBC 금토드라마 '사랑하는 은동아'에겐 최악의 조건이다.

그래서 편성을 1시간 앞당기는 전략을 취했다. 오후 8시 40분에 방송을 시작, 시청자를 선점하겠다는 의도다. 그럼에도 경쟁은 피할 수 없다. 동시간대 tvN 금토드라마 '구여친클럽'과 정면대결을 펼치는 동시에 중반부에선 '프로듀사'와 방송 시간이 겹치고 말미엔 '삼시세끼'까지 상대해야 한다. 더구나 '사랑하는 은동아'는 후발주자라 인지도가 가장 낮다.

그러나 '사랑하는 은동아' 출연진과 제작진은 자신감과 자부심을 갖고 있다. '네 이웃의 아내' '인수대비' '내 생애 마지막 스캔들' 등 인기작을 다수 연출했던 이태곤 PD는 "드라마 연출 23년 동안 가장 만들고 싶은 작품을 이제야 만났다"라고까지 말했다.

27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 호텔에서 열린 '사랑하는 은동아' 제작발표회에서 이태곤 PD는 "시간대를 옮겨왔음에도 주위엔 여전히 막강한 프로그램들이 있는 정글이더라"며 "애써서 열심히 만들었는데 다른 드라마와 예능에 묻혀서 존재감이 없어지면 어떻게 하나 걱정도 되지만 우리 나름대로 경쟁력이 있고 승산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시청자들이 어떻게 바라보느냐가 중요한데, 그 점에선 자신감이 있다"며 "편성에 연연하지 않겠다"고도 했다.

그 자신감의 근거는 작품성이다. SBS 극본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강구이야기'의 백미경 작가가 20년간 한 여자만 사랑한 남자의 순애보를 대본에 담았다. 이태곤 PD는 "사랑의 정서를 클래식하게, 정통 멜로 드라마의 문법에 맞춰 표현하려 한다"며 "기교와 잡생각을 버리고 사랑 하나만 보고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여드리겠다"고 연출 방향을 밝혔다.

이 드라마는 하나의 캐릭터를 연령대에 따라 3명의 배우가 연기한다. 어린 시절 홀연히 사라진 첫 사랑을 찾기 위해 톱스타가 된 순정남 30대 지은호(본명 현수) 역에 주진모가 캐스팅됐고, 그의 20대 시절은 백성현이, 10대 시절은 갓세븐의 주니어가 연기한다. 여주인공 서정은 역은 김사랑, 윤소희, 이자인이 나누어 연기한다.

주진모는 "예전부터 이런 작품을 한번쯤 만나고 싶었다"며 "감정의 수위 조절을 자유롭게 연기할 수 있다는 것이 좋아서 연기하면서 행복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어린 시절을 연기하는 백성현과 주니어에 대해 "연기적으로 굉장한 자극을 받는다"고 칭찬하면서도 "굳이 연기톤을 맞추지 않고 성장하는 과정에서 각자의 색깔을 보여주려 한다"고 말했다. 톱스타 역할이라 실제 자신의 모습도 캐릭터에 투영했다는 설명. 대본에는 없는 설정들을 적극적으로 제안할 만큼 남다른 애정을 쏟고 있다.

대필작가 서정은 역을 맡은 김사랑은 기존의 화려한 이미지를 벗어나겠다는 각오로 촬영에 임하고 있다. '시크릿 가든' 이후 4년 만의 복귀. 김사랑은 "비슷한 캐릭터들에 조금 지쳐서 연기가 내 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즈음 이 드라마를 만났다"며 "아직 부족하지만 캐릭터 그 자체로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좋은 연기자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인터뷰에 앞서 상영된 하이라이트 영상은 빼어난 영상미와 배우들의 감성 연기로 눈길을 끌었다. 특히 10대 시절의 첫 사랑을 연기한 주니어의 풋풋한 매력이 상당히 인상적이었고, 20대에 깊은 사랑에 빠진 남녀주인공 백성현과 윤소희의 멜로 호흡도 좋았다. 주진모의 눈빛 연기와 김사랑의 변신도 기대할 만하다.

주진모는 "드라마를 보고 나면 여주인공 캐릭터를 거절한 다른 여배우들이 큰 후회를 할 것"이라는 말로 다시 한번 작품성을 자신했다. "한 여자를 사랑하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지 이 드라마를 통해 깨달았다"고 밝힌 백성현은 "주진모 선배와 주니어 사이에서 징검다리 역할을 잘 하겠다"고 각오를 보탰다. 29일 첫 방송.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