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후 4시15분 마산야구장.
NC 김경문 감독이 덕아웃에서 취재진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던 도중이었다. 두산 김태형 감독이 오재원과 민병헌을 데려고 NC 덕아웃 쪽으로 걸어왔다.
이미 NC 측은 "두산 김태형 감독과 김경문 감독이 만나 어제 벤치 클리어링에 대해 서로 사과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했다.
김 감독 역시 덕아웃에서 나와 그라운드에서 두산 측을 맞았다. 김태형 감독과 오재원 민병헌은 모자를 벗고 정중히 사과의 표시를 했다.
김경문 감독은 "주장 빨리 나오라고 해야지"라며 예를 갖추는 모습. 이내 NC 주장 이종욱과 벤치 클리어링의 당사인 에릭 해커가 모습을 드러냈다.
역시 김태형 감독과 악수를 나눴다. 해커의 경우 90도로 김태형 감독에게 허리를 숙인 뒤 모자를 벗고 악수를 했다.
그리고 두 감독의 중재로 사건 당사자인 오재원과 해커가 악수를 나눴다. 그리고 민병헌 역시 이종욱, 해커와 번갈아 악수를 했다. 결국 이것으로 벤치 클리어링은 일단락됐다.
다시 덕아웃으로 돌아온 NC 김경문 감독은 "이기고 있는 팀으로서 상대를 자극한 부분에 대해서는 잘못됐다"며 "경기가 끝난 뒤 해커에 대해서도 이 부분에 대해 얘기를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김 감독은 "이 일은 여기에서 일단락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두산 김태형 감독 역시 "공을 던진 부분은 잘못됐다. 처음에는 박건우가 들길래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이내 민병헌이 다시 들었는데 평소에 그럴 친구가 아니라서 고개를 갸우뚱했다. 하지만 장민석이 다시 나가서 '박건우가 선배 대신 나가려고 하는구나'라고 생각했다"며 "경기가 끝난 뒤 숙소에 들어와서 코칭스태프에게 보고를 받았다. 민병헌이 코칭스태프에게 '자신이 그랬다'고 말했다. 결국 오늘 아침 공식적으로 발표한 것"이라고 했다.
항간에서 얘기하는 '주전인 민병헌을 보호하기 위해 대신 장민석이 희생됐다'는 음모론에 대해서는 "그런 건 아니다. 그럴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27일 창원 NC-두산전. NC 선발 에릭 해커와 두산 주장 오재원이 충돌을 일으켰다.
격렬한 벤치 클리어링이 일어났다. 오재원이 타임을 요청하는 상황에서 해커가 공을 포수 위로 던졌고, 1루 베이스 커버로 아웃을 시킨 뒤 "get in the box(타석에 들어서라)"는 말로 오재원을 자극했다. 결국 오재원은 충돌했고, 이 과정에서 해커 쪽으로 야구공이 날아왔다. 심판진은 장민석에게 비신사적 행동으로 퇴장시켰다. 하지만 장민석이 아닌 민병헌이 그랬다.
이날 양 팀의 사과로 사건은 일단락됐다. 창원=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