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과거가 된 노히트노런, 마야가 위험하다

by

4월 9일 넥센전 노히트 노런. 그는 마운드 위에서 포효했다.

145㎞ 안팎의 묵직한 패스트볼. 140㎞ 안팎의 컷 패스트볼. 여기에 낙차 큰 커브까지. 두산은 정말 쓸만한 외국인 투수를 얻는 듯 했다. 노히트 노런은 그 시작점이 될 가능성이 농후해 보였다.

12일 만인 4월21일 넥센전에 또 다시 선발 등판했다. 하지만 3이닝 11실점. 기나긴 페넌트레이스에서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일시적 부진으로 평가됐다.

마야는 4월26일 KIA전에서 7이닝 3실점으로 호투했다. 그리고 지난 2일 대구 삼성전에서 7이닝 4피안타 2실점으로 위력적인 투구를 보였다. 7회까지 삼성 타선은 마야의 공에 완전히 제압당했다.

다시 안정감을 되찾는 듯 했다.

그런데 8일 한화전, 14일 SK전, 20일 삼성전에서 모두 난조를 보였다. 똑같은 패턴으로 무너졌다.

공의 구위가 떨어진 것은 아니었다. 기본적으로 마인드에 문제가 있었다. 다혈질적인 성격을 제어하지 못했다. 우직하게 정면승부를 고집했다. 물론 그럴 수 있다. 하지만 상대 타자들이 잔뜩 노린 상태에서 힘으로 하는 승부는 효율성이 떨어졌다. 승부처에서 서둘렀고, 볼 배합 자체가 단순해지는 악순환이 생겼다. 결국 집중타를 맞으며 대량실점하는 패턴이 세 경기 연속 이어졌다.

코칭스태프가 승부처에서 냉정해질 것으로 당연히 요구했지만, 개선의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결국 한화전 7실점, SK전 6실점, 삼성전 9실점했다. 경기내용은 갈수록 나빠졌다.

26일 선발로 내정된 마야를 두고 두산 김태형 감독은 "계속 좋지 않다. 승부처에서 냉정한 투구가 이뤄지지 않는다"며 갸우뚱했다. 마야 부진의 핵심적인 이유인 그의 다혈질 성격과 승부처에서 우직한 정면대결이 제대로 수정되지 않는다는 의미였다. 그러면서 "이번에도 그런 패턴이 이어진다면…"하고 말 끝을 흐렸다. 당시 외국인 타자 로메로 얘기로 화기애애했던 분위기가 순식간이 냉각됐다. '어떤 조치를 취할 수도 있다'는 뉘앙스가 풍겼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마야는 26일 NC전에서 2회를 버티지 못했다. 최악이었다.

1⅔이닝 4피안타 7실점했다. 4개의 볼넷을 내줬을 정도로 제구력이 형편없었다.

너무나 전형적인 스스로 무너지는 피칭을 했다.

1회부터 2사 2, 3루 상황에서 이호준에게 던진 안쪽 낮은 컷 패스트볼이 이호준의 방망이에 걸렸다. 마야의 실투라기 보다는 이호준의 예측타격이 빛난 순간. 결국 2실점을 한 뒤 1회를 넘겼다.

2회는 더욱 좋지 않았다. 위기를 스스로 자초했다. 선두타자 지석훈을 몸에 맞는 볼로 내보낸 뒤 김태군에게 안타를 맞았다. 1사 1, 3루의 위기. 박민우에게 볼넷을 내줬다. 김종호에게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추가 실점,

그리고 다시 나성범에게 볼넷. 결국 테임즈에게 2B 1S 상황에서 137㎞ 컷 패스트볼을 던졌다. 가운데 아래로 향했지만, 테임즈는 놓치지 않았다. 우중간 125m 개인 첫 그랜드슬램으로 연결했다. 순식간에 7실점. 결국 강판됐다.

4개의 4사구가 모두 대량실점의 빌미가 됐다. 가장 안 좋았던 부분은 위기 상황에서 여전한 급한 승부였다. 공 자체가 높게 형성됐다. 결국 몰리는 카운트에서 적시타를 허용하는 패턴. 이전 3경기에서 배운 것이 없었다.

그를 버리기에는 구위가 매우 아깝다. 그의 공을 공략하긴 쉽지 않다. 하지만 4경기 연속 똑같은 문제를 반복하고 있다.

결국 다혈질로부터 시작되는 그의 아킬레스건은 극적인 전환점이 없다면 해결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식이라면 두산은 마야의 퇴출을 진지하게 고민할 수밖에 없다.

마야는 위험하다. 노히트 노런의 영광은 과거의 일일 뿐이다. 창원=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