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수한 히트작을 탄생시킨 로맨틱 코미디 작가들이 잇따라 안방극장에 돌아오고 있다.
'최고의 사랑' '미남이시네요' 등을 집필한 홍정은-홍미란 '홍자매' 작가는 MBC '맨도롱 또f'을 선보였고, '별에서 온 그대' '내조의 여왕'의 박지은 작가는 KBS2 예능 드라마 '프로듀사'로 화제몰이 중이다. 26일 군 제대한 송중기로 인해 하반기 방영을 앞둔 김은숙 작가의 신작 KBS2 '태양의 후예'도 벌써부터 주목받고 있다.
'맨도롱 또f'은 제주도의 레스토랑을 배경으로 청춘남녀의 로맨스를 그린다. 허세 넘치는 재벌남과 억척스러운 캔디 캐릭터는 로코물의 공식과도 같은 흔한 설정이지만, 주인공 유연석과 강소라는 톡톡 튀는 개성보다는 생활감이 묻어난 연기로 차별성을 부여하고 있다. 건우(유연석)는 정주(강소라)가 시한부 인생이라 오해하고 정주는 건우의 첫 사랑이 자신이라 착각하는 데서 펼쳐지는 소소한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마침내 두 사람이 한집살이를 하게 되면서 로맨스도 본격적으로 불붙고 있다. 건우의 형이자 리조트 CEO인 송정근(이성재)과 해녀 김해실(김희정)의 중년 로맨스도 쏠쏠한 재미요소다.
그러나 초반 성적표는 신통치 않다. 지난 21일 4회 방송까지 6%대 시청률로 홍자매 작가의 명성에는 못 미친다. 시청자들의 반응도 미지근한 편. 하지만 '맨도롱 또f' 관계자들은 홍자매 작가의 전작들이 초반부보다는 중후반부에서 폭발력을 발휘했던 전례에 비춰 '맨도롱 또f' 역시 캐릭터가 자리잡은 중반 이후에 상승세를 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BS 예능국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프로듀사'로 '예능 드라마'에 도전한 박지은 작가도 초반부엔 쓴맛을 봤다. 지난 15일 첫 방송부터 시청률 10%를 넘겼지만 시청자들의 반응은 시청률과는 반대였다. 다큐멘터리처럼 인터뷰가 삽입된 구성이 극의 흐름을 끊는다는 비판과 함께 '전파 권력'을 지닌 방송국 사람들이 마치 '을'인 것처럼 비춰지는 이야기가 현실감이 떨어진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하지만 스타 파워는 회가 거듭될수록 힘이 강해지고 있다. 차태현, 공효진, 김수현, 아이유를 위해 역대급 카메오 군단이 힘을 보태고 있다. 윤여정, 유희열, 윤종신, 산다라박, 강승윤, 소녀시대 태티서, 전현무 등이 실제 자신의 캐릭터로 등장했고, 이승기와 '1박 2일' 연출자 유호진 PD도 출연 예정이다.
박지은 작가가 그려내고 있는 로맨스도 점점 달궈지고 있다. 극중 톱가수 아이유가 신입 PD 김수현에게 특별한 감정을 느끼기 시작했고, 예능국 PD 동료인 차태현과 공효진의 우정 같은 로맨스도 흥미롭다. 특히 차태현과 공효진의 색다른 케미가 예상 밖으로 반응이 좋아 새로운 관전 포인트로 떠올랐다.
홍자매 작가와 박지은 작가에 이어서 김은숙 작가의 복귀에도 본격 시동이 걸렸다. 김은숙 작가는 오랫동안 '태양의 후예'를 준비해 왔다. 영화 투자배급사 NEW와 굴지의 영화 제작사 바른손이 손잡고 드라마 제작에 진출하는 첫 작품으로, 100% 사전 제작된다. 해외 로케이션 촬영도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대작 프로젝트다.
'태양의 후예'는 낯선 땅 극한의 환경 속에서 사랑과 성공을 꿈꾸는 젊은 군인과 의사들의 이야기를 그린 휴먼 멜로 드라마다. 엘리트 코스를 밟은 특전사 소속 해외파병팀장 유시진 역에 송중기가 발탁됐고, 매력적인 의사 강모연 역에 송혜교가 출연한다. 26일 제대한 송중기는 이번주에 대본리딩에 참여하며 드라마 복귀를 준비한다. '상속자들', '신사의 품격', '시크릿 가든' 등에서 감각적인 대사와 속도감 넘치는 전개를 선보인 김은숙 작가가 휴먼 멜로 장르에 도전해 어떤 성과를 거둘지 관심이 모아진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