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농구를 관장하는 KBL(한국프로농구연맹)은 충격에 휩싸였다. 경찰이 전창진 KGC 감독(52)의 인터넷 불법 도박과 승부조작에 개입한 혐의로 수사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김영기 KBL 총재는 부랴부랴 일본 농구 관계자 미팅 일정을 줄여서 귀국했다. 26일 수뇌부 긴급회의를 했다. 이재민 KBL 사무총장이 나서 미디어를 대상으로 KBL의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그런데 경찰 수사가 한창 진행 중인 상황에서 KBL이 뾰족하게 할 일이 없다. 모두가 아쉬워하면서 경찰과 전창진 감독을 예의주시할 뿐이다.
지금까지 국내 4대 프로스포츠에서 불법 스포츠 도박과 승부조작 사건은 축구(2011년)-배구(2012년)-야구(2012년)-농구(2013년) 순으로 불거졌다. 그리고 아직 혐의가 사실로 확인되지 않았지만 농구에서 다시 2년 만에 거의 유사한 일이 터졌다.
이재민 사무총장은 농구가 유독 감독이 이런 사건에 두번씩이나 휘말린 이유를 권한 때문이라고 봤다. 그는 "농구 감독의 권한은 경기 전체를 지배한다. 선수를 빼고 넣고 하는게 모두 감독의 결정에 따르기 때문에 경기 결과를 조작하고 싶은 쪽에서 접근하려고 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재민 사무총장은 유사 사건이 다시 농구 쪽에서 재발된 부분에 대해 농구팬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그는 "우리가 사전 예방을 해왔지만 결과적으로 또 비슷한 일이 벌어졌고 경찰이 수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KBL은 2년전 강동희 전 동부 감독의 불법 스포츠 도박과 승부조작 협의로 검찰에 구속됐을 때 재발 방지를 위한 여러가지 대책을 놓았다. 클린 바스켓 센터도 운영하고 있고, 남자프로농구 관계자 전체를 대상으로 합법 스포츠토토와 불법 스포츠 토토 베팅 금지와 승부조작 가담을 금지한다는 교육을 했고 개별 서명까지 받았다. 결과적으로 봤을 때 사전 예방 교육이 효력을 발휘하지 못했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고 KBL이 이걸 근절시키기 위해 완전히 새로운 보안 대책을 만들 수도 없다. KBL 최고 징계는 사실로 확인이 될 경우 제명 조치이다.
이재민 사무총장은 KBL이 경찰에 적극적으로 수사 협조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전창진 감독의 승부조작 가담을 의심하고 있다. 그걸 입증하기 위해 자료 차원에서 전 감독의 kt 사령탑 시절이었던 지난 2월 특정 경기 영상 및 기록지를 KBL에 요청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