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3명의 외국인 선수 중 에이스 소사의 입지는 굳건하다. 시즌 5승(4패) 평균자책점 3.63으로 1선발 역할을 잘 해주고 있다. 무엇보다 11경기에서 선발 등판해 무려 최다인 72이닝을 책임지면서 이닝이터의 모습까지 보였다.
그럼 야수 한나한과 투수 루카스의 향후 거취는 어떻게 될까.
▶한나한, 이런 페이스라면 교체 얘기 어렵다
한나한(LG가 총 100만달러 투자)이 1군 엔트리에 올라온 지 아직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았다. 종아리와 허리 통증으로 남들 보다 한 달 이상 출발이 늦었다. 원래 기대했던 3루 수비도 현재까지 못하고 있다.
대신 그의 역할은 지명타자 또는 1루수 출전이다. 한나한의 현재 타격 지표는 나쁘지 않다. 타율 3할6푼, 18안타 2홈런 11타점이다. 또 장타율(0.560) 출루율(0.468) 득점권 타율(0.417)이 전부 높다. 타순은 6번으로 시작해서 5번에 이어 현재 3번까지 올라갔다.
LG 구단은 한나한을 뽑을 때 타격 보다 수비를 보고 선택했다. 하지만 지금은 3루 수비가 안 되는 상황이고 대신 타격과 1루 수비로 '밥값'을 대신하고 있다. 현재 타격 '스탯'은 구단의 기대치를 넘어선다.
요즘 LG 선발 라인업은 기존 주전 야수들이 줄부상으로 상당수 빠져 나간 상황이다. 젊은 신예들로 싱싱한 느낌은 나지만 무게감이 크게 떨어진다. 정성훈(발목) 이진영 이병규(등번호 9번, 이상 햄스트링) 등이 출전하지 못한다. 이런 상황에서 한나한이 꾸준히 좋은 타격감을 유지하고 있다. 또 선수들과의 유대관계도 나쁘지 않다. 한나한은 메이저리그 600경기 이상을 뛴 베테랑이다. 무척 예의바르고 팀워크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변수는 있다. 지금 상황에서 허리 종아리에 통증이 재발하면 LG는 대체 선수로 교체를 검토할 수밖에 없다.
▶루카스, 리즈가 변수가 될 수 있다
루카스(LG가 총 90만달러 투자)는 큰 기대를 걸었던 것에 비하면 지금까지의 활약은 미약하다. 10경기에 선발 등판, 3승4패, 평균자책점 6.23이다. 52이닝을 책임지면서 32볼넷, 10사구, 1.65WHIP(이닝당 출루허용률)을 보였다.
또 루카스는 지난 주말 사직 롯데전에서 상대팀 4번 타자 최준석을 삼진 처리한 후 최준석의 홈런 세리머니를 흉내내 자극했다. 양상문 감독의 빠른 지적과 사과로 사건은 빨리 마무리됐다. 하지만 루카스의 그런 행동은 프로 선수로서 올바르지 않다. LG 구단 안팎에선 루카스의 언행이 가볍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한다.
루카스의 구위 하나하나를 놓고 보면 위력적이다. 타자를 압도할 직구와 변화구를 갖고 있다. 하지만 마운드에서 '멘탈'이 약하다. 감정 기복이 심해보인다. 제구가 흔들릴 때는 스스로 위기를 자초해서 게임을 꼬이게 만든다.
이런 상황에서 LG가 지난해말 재영입하고 싶어했던 우완 리즈의 지명할당 소식이 메이저리그에서 흘러나왔다. 리즈는 이미 국내 무대에서 검증이 된 파이어볼러 선발 투수다. 지난해말에도 양상문 감독이 리즈와 계약하기 위해 직접 도미니카공화국까지 갔다왔다. 리즈는 LG의 호의에 감사했지만 메이저리거 꿈을 선택했다. 최근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는 중간 투수였던 리즈를 지명할당 조치했다. 향후 10일 동안 다른 구단에서 리즈를 데려가지 않을 경우 LG가 정식으로 리즈의 의사를 타진할 수 있다. 리즈가 LG에 다시 관심을 보일 경우 루카스의 입지는 크게 좁아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리즈가 루카스 보다 더 잘 해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