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축구계가 두 파로 나뉘어 극한 대립 구도에 돌입했다. 최근 정부가 제시한 중계권료 배분 개선안에 대한 찬반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스페인 프로축구리그(LFP)는 8일(한국 시각)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의 중계권료 개선안에 찬성한다. 향후 이에 반대하는 세력들에 대한 법적 조치를 강구할 것"이라며 초강수를 던졌다.
이날 하비에르 테바스 LFP 회장은 "스페인축구협회(RFEF)의 리그 중단 또는 파업 운운은 무책임한 월권이며 불법행위"라며 "파업은 LFP와 스페인축구선수협회(AFE)가 결정한다. RFEF의 리그 중단 주장은 법적으로 무효"라고 주장했다. 이어 "리그가 중단될 경우 그 손실은 어마어마하다. 리그 및 각 팀들의 스폰서에 엄청난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같은 LFP 측의 날카로운 반응은 전날 RFEF 앙헬 마리아 비야르 회장의 "새로운 TV중계권료 법안이 승인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 해당 법안이 취소될 때까지 오는 5월 16일부터 열리는 모든 경기를 무기한 연기한다"라는 '리그 파업' 선언에 정면으로 반발한 것이다. RFEF 측의 주장대로라면 프리메라리가 37-38라운드, 그리고 스페인 국왕컵(코파 델 레이) 결승전이 당분간 열리지 못한다.
한편 선수협회(AFE)는 중계권료 개선안에 따르면 자신들의 수익이 이전보다 줄어든데다, 수익의 90%가 1부리그에 지원되는 등 1-2부리그의 차이가 큰 것을 지적하며 축구협회(RFEF) 지지 입장을 밝혔다.
최근 스페인 정부는 현행 구단별 중계권 판매 방식은 바르셀로나-레알 마드리드 2개 구단에게만 이윤이 집중돼 양극화 현상이 벌어진다고 지적하고, 이에 대한 개선안을 마련했다. 라리가를 제외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분데스리가, 세리에A처럼 중계권을 통합 판매한 뒤 그 수익을 순위에 따라 분배하겠다고 밝힌 것. 해당 방안은 오는 2016-17시즌부터 시행될 예정이었다.
아스, AP 등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역설적이게도 현 중계권료 수익 1-2위인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는 LFP를 지지하고 있다. 반면 사비 에르난데스(바르셀로나)-이케르 카시야스(레알 마드리드) 등 일부 스타 선수들은 선수협회를 대표해 중계권료 반대 측 입장에 섰다.
스페인 축구계를 대표하는 3개 단체가 미묘한 차이를 보이며 각자의 입장을 단호하게 고수함에 따라 이번 중계권료 사태가 단기간에 수습될 가능성은 점점 낮아지고 있다. LFP는 오는 11일 1-2부리그 42개 구단 수뇌부를 모아 임시 회의를 열고 이번 사태에 대처하는 한편, RFEF 측을 법원에 고소할 예정이다.
스포츠조선닷컴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