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골프팬들의 관심 속에 지난해 프로로 전향한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18)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스윙잉 스커츠 클래식에서 프로 첫 우승을 신고했다. 리디아 고는 프로 데뷔 첫승을 기억하기 위해 우승날짜(2014년 4월 27일)를 오른 손목에 로마 숫자 문신으로 새겨 넣었다. 정확히 1년 뒤, 그는 프로 첫 우승을 따낸 대회에서 다시 한번 환한 웃음을 보였다.
리디아 고가 27일(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인근 레이크 머세드 골프클럽(파72·6507야드)에서 열린 스윙잉 스커츠 클래식에서 2연패에 성공했다. 최종라운드에서 보기 4개 버디 6개를 묶어 2언더파 70타를 적어낸 그는 최종합계 8언더파 280타를 기록하며 모건 프레슬(미국)과 연장에 돌입했다. 18번홀(파5)에서 열린 연장 첫 번째 홀에서 파로 승부를 내지 못했지만 두 번째 홀에서 짜릿한 버디를 낚아, 파를 기록한 프레슬을 제치고 우승컵을 거머 쥐었다. 단독 4위로 출발한 리디아 고는 지난해 이 대회에서 스테이시 루이스(미국)에 역전승을 거둔데 이어 2년 연속 짜릿한 역전승을 수확했다. 지난 2월 호주여자오픈에 이은 시즌 2승으로 LPGA 투어 통산 7승째를 달성했다. 시즌 상금랭킹도 선두(90만8810달러)로 올라섰다. 세계랭킹 1위 자리도 굳건히 했다. 리디아 고는 27일 발표된 세계랭킹에서 11.74점을 받아 2위 박인비(27)와의 격차를 지난주 0.69점에서 1.77점으로 벌렸다.
여러가지로 우승의 의미가 남달랐다. 이 대회에서 2년 연속 우승으로 자신의 생일을 자축했다. 올해에는 성인으로 첫 우승까지 스윙잉 스커츠 클래식에서 수확했다. 1997년 4월 24일 태어난 리디아 고는 24일 18번째 생일을 맞이했다. 리디아 고는 이날 뉴질랜드 법으로 성인이 됐다. 팬들의 깜짝 생일 파티도 있었다. 2라운드를 마친 뒤 팬들이 준비한 케이크의 촛불을 끄며 생일의 기쁨을 만끽했다. 그날 저녁에는 가족, 친구들과 생일 파티를 열었다. 새 휴대폰도 선물로 받았다. 이번 우승은 생일 파티의 피날레를 장식한 하이라이트였다. 우승 상금으로 30만달러(약 3억2000만원)를 챙겼다. 리디아 고는 현지 인터뷰에서 "다시 한번 대단한 생일주(Birthday Week)가 됐다"며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그러나 연장전에서 많이 긴장했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모든 홀에서 꽤 신경이 곤두서지만 연장전에서는 압박감이 두배다. 프레슬이 이번주 내내 잘 쳤고 어려운 상대였지만 내 경기에 집중하려고 노력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그것밖에 없었다"면서 "(2차 연장전에서) 매우 많이 떨렸다. 그래도 세 번째(18번홀에서 열린 두 차례 연장 포함)로 치니깐 자신감이 좀 생겼다"고 말했다. 이어 '메이저 우승 도전'에 대한 질문에는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하면 좋겠지만 메이저대회에서 좀더 치면서 경험을 쌓는 것이 목표다. 아직도 메이저대회에 가면 나 자신이 분위기가 다르다는 것을 느낀다. 4번의 메이저대회에 모두 참가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3라운드까지 1타차 2위에 올랐던 곽민서(25)는 이날 2타를 잃고 최종합계 6언더파 282타를 기록하며 4위로 대회를 마쳤다. 그러나 지난해 2부 투어인 시메트라 투어에서 2승을 거둔 그는 2012년 LPGA 투어에 데뷔한 이후 처음으로 톱5에 이름을 올리며 활약을 예고했다. 장하나(23)와 양희영(26)은 4언더파 284타로 루이스와 공동 6위에 자리했다. 올시즌 2승을 수확한 김세영(22)은 이미림(25)과 공동 9위(3언더파 285타)에 이름을 올렸다.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