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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처럼 당돌해져라" 안익수 감독의 장기적 플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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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돌해져라."

안익수 감독이 요즘 18세 이하 대표 선수들에게 강조하는 말이다. 롤모델은 다름아닌 '한국의 메시' 이승우(17·바르셀로나 후베닐 A)다.

이승우는 개성이 뚜렷하다. 어렸을 때부터 스페인 생활로 자유분방함이 그라운드 안팎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감독이 얘기할 때 팔짱을 끼고 듣는 등 국내 선수들은 상상도 할 수 없는 행동이 이승우에게는 자연스럽다. 일각에서는 이승우의 톡톡 튀는 행동이 한국 문화에 맞지 않아 팀 분위기를 해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낸다.

하지만 안 감독의 시각은 다르다. "승우가 그라운드에서 의욕적이고 욕심을 내는 부분은 긍정적이다. 오히려 다른 선수들에게도 '승우처럼 당돌해져라'고 주문한다." 이승우를 통한 팀 내 시너지 효과를 인정했다.

이승우는 26일 파주NFC(국가대표 트레이닝 센터)에서 벌어진 고려대와의 연습경기에서 당돌함을 드러냈다. 2쿼터부터 출전한 이승우는 나이 3~4살차가 나는 형들과의 맞대결에서도 경쟁력을 보였다. 팀 조직력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공을 잡을 기회가 많지 않았다. 그러나 공이 오면 특유의 플레이를 살리려고 노력했다. 빠른 스피드로 비좁은 공간을 파고들었다. 3쿼터에선 헤딩 슛이 크로스바를 맞고 튕겨 나오기도 했다. 피지컬과 기량적으로 밀려 부담스러워하던 국내 선수들과 다른 모습이었다.

주장 이동준(18·개성고)은 "승우가 어릴 때부터 스페인에서 축구를 배워 한국 문화를 받아들이고 있는 중이다. 본인도 잘 적응하고 있고, 다른 선수들도 승우를 잘 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볼 터치 등 기술적인 면은 잘 갖춰져 있다. 공식 경기를 못뛰다보니 경기력이 많이 올라오지 않았다 그러나 점점 나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안익수호는 고려대에 1대5로 패했다. 지난 일주일 동안 안 감독은 수원JS컵에 출전할 정예멤버를 추리기 위해 테스트 위주의 선수 운용을 했다. 이날 연습 경기도 같은 맥락이었다. 선수들은 주 포지션은 물론 다른 포지션도 소화해야 했다.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는 조직력이 드러나지 않는 것은 당연했다. 아직 성장의 과정에 놓인 선수들이었다. 안 감독은 밝은 미래를 꿈꿨다. 그는 "중장기적인 밑그림을 그리는 시기다. 미완성된 아이들이 경쟁력을 갖춰나가는 과정이라고 보면 된다"고 밝혔다. 이어 "2017년이 되면 이 선수들이 프로 팀과 대등한 경기를 펼칠 수준으로 올라와야 한다. 아직 공수 스피드가 그 수준에 못 미친다. 스트라이커와 수비 자원이 부족하다"고 했다.

파주=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