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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승조 정우람-윤길현, 순서 바뀔 일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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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의 필승조가 떴다.

SK 와이번스 필승조가 시즌초 기대 이상의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셋업맨 정우람-마무리 윤길현 체제의 연착륙. 김용희 감독이 구상했던 불펜 운용이 한 치의 어긋남도 없다. 지난해 가을 정우람이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왔을 때 김 감독은 그의 실전 감각을 걱정했다. 정우람은 군입대전인 2012년 30세이브를 올린 정통 마무리 투수였다. 올해 SK의 마무리는 당연히 정우람의 차지가 될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김 감독은 신중을 기했다. 다른 선수들의 사기도 고려했다. 윤길현은 지난해 후반기 생애 처음으로 마무리 보직을 맡아 7세이브를 올렸다. 김 감독으로서는 정우람의 실전 감각, 윤길현의 사기 저하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무엇보다 윤길현이 마무리로서 손색없는 구위를 유지해 왔다는 점이 든든했다.

11일 현재 정우람은 2승 1홀드 평균자책점 '0', 윤길현은 4세이브에 평균자책점 1.59를 마크하고 있다. 10개팀 필승조 가운데 가장 돋보이는 성적이다. 선두를 달리고 있는 삼성 라이온즈의 안지만-임창용 듀오에도 밀리지 않는다. 이날 현재 안지만은 1승 5홀드, 평균자책점 2.53, 임창용은 1패 4세이브, 평균자책점 2.57을 기록중이다.

우려가 됐던 정우람의 실전 감각은 따로 설명이 필요없을 정도다. 5경기서 단 한 점도 허용하지 않았다. 19타자를 상대해 피안타는 단 1개뿐이다. 볼넷 3개를 내줬을 뿐, 삼진은 8개나 잡아냈다. 피안타율 6푼7리, WHIP(이닝당 출루허용) 0.80의 수치가 말해주듯 '언터처블'이다. 좌우타자 유형을 가리지 않고, 연투 능력도 이상없다. 지난 8일 kt 위즈전, 10일 NC 다이노스전서 연속 구원승을 올릴 때 각각 1⅓이닝을 무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140㎞대의 직구와 슬라이더, 커브 등 구위가 나무랄데 없다.

윤길현은 미국 플로리다 전훈 캠프서 허벅지를 다쳐 시범경기가 돼서야 페이스를 끌어올릴 수 있었다. 정우람에 비하면 시즌초 다소 기복이 있는 편이다. 지난 5일 넥센 히어로즈전에서는 1이닝 2안타 1실점으로 불안했고, 7일 kt전에서는 무실점 세이브를 올리는 과정에서 1이닝 동안 2안타 1볼넷으로 만루의 위기를 맞기도 했다. 그러나 8일 kt전과 10일 NC전에서는 각각 1이닝을 무안타 무실점으로 처리하며 완벽한 투구를 과시했다. 최근 3경기 연속 세이브의 상승세다.

김 감독은 시즌 개막을 앞두고 "윤길현을 마무리로 쓰는 것은 한시적인 것이 아니다"고 했다. 즉 정우람이 실전 감각을 되찾으면 마무리를 바꿀 것이라는 전망을 미리 차단하며 윤길현에게 힘을 실어줬다. 그러면서도 김 감독은 "윤길현의 상태가 좋다면 계속 마무리로 가는 것이다. 물론 윤길현이 좋지 않고 정우람이 좋다면 바뀔 수는 있다"고 덧붙였다. 당연한 이야기다. 만일 윤길현이 계속해서 불안한 모습을 보인다면 감독으로서도 결단을 내려야 한다. 하지만 지금은 전혀 걱정할 일이 아니다.

여기에 올시즌 들어 4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간 셋업맨 문광은도 필승조의 일원으로 김 감독의 걱정을 덜어주고 있다. 김 감독은 시범경기때 "많은 사람들이 정우람의 가세로 불펜 세팅이 완료됐다고 하지만, 감독으로서는 더 두텁고 안정감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었다. 지금의 안정감이라면 큰 불만은 없을 듯하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