쟁점은 결국 '선수선발위원회'다.
대전 시티즌의 내부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9일 많은 이들의 관심 속에 대전 시티즌 이사회가 열렸다. 전날 대전 시티즌 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전득배 대표이사가 주장한 직제 개편의 문제점과 선수선발위원회 폐지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다. 과연 전 대표이사를 포함한 이사진들이 어떤 선택을 할지 관심이 모아졌다.
이날 이사회 안건으로 올라간 사무국장 부활과 옥녀봉체육공원 사업팀 신설 문제는 추후 논의로 가닥을 잡았다. 대신 전력강화위원장을 선발하기로 했다. 전 대표이사는 "개막 후 4연패의 부진을 해결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전력강화위원장은 12월 말까지 한시직으로 운영된다. 전력강화위원장의 도입은 또 다른 불씨를 낳고 있다. 운영진과 프런트 사이에 전력강화위원장을 어떻게 볼지에 대한 시각차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 중심에는 '선수선발위원회'가 있다.
선수선발위원회는 지난해 도입된 제도다. 감독이 요청한 선수를 선수선발위원회에서 평가하고 판단해 동의하는 형식으로 선수를 선발한다. 정치적 이슈에 따른 외압으로 선수 청탁의 위험을 차단하자는 의도로 만들어졌다. 선수선발위원회는 지난해 대전 성공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다. 전 대표이사는 "사장으로 부임한 후 내부 상황을 들여다보니 선수선발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다"고 했다. 선수선발위원회의 역할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보였다. 그러면서 도입한 것이 전력강화위원장이다. 전 대표이사는 "객관적인 입장에서 대전의 경기력을 끌어올려 줄 수 있는 전문가를 도입할 생각이다. 인터넷 공모를 통해 투명하게 선발할 계획"이라고 했다.
하지만 전력강화위원장의 도입은 선수선발위원회의 권한을 떨어뜨리기 위한 조치일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전 대표이사는 "처음부터 선수선발위원회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갖고 있었다. 다만 문제가 있는 부분에 대해 보완을 하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가 내 생각이다"고 했다. 선수선발위원회의 폐지가 아닌 강화가 목적임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전력강화위원장이 어떤 역할을 하느냐에 따라 선수선발위원회와 충돌할 가능성이 높다. 이사회 협의에 따라 만들어진 전력강화위원장은 선수, 감독 등을 선발하는데 막강 권한을 가질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전력강화위원장이 선수선발위원회에 군림할 수도 있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대전 이사회는 다음 주부터 선수선발위원회에 대한 강도 높은 감사를 진행할 생각이다. 대전 노조는 감사의 시점과 대상에 대해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일단 전 대표이사와 노조는 10일 교섭을 하기로 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