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의 기운은 역시 엄청났다. 친구의 포옹과 격려가 대기록을 만드는 큰 힘이 됐다.
두산 베어스의 마야는 쿠바 출신이다. 지난 2009년 망명해 2010년부터 메이저리그에서 뛰었다. 지난해 볼스테드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한국 무대까지 왔다. 쿠바에서 미국, 그리고 한국까지. 굴곡진 야구 인생을 써가고 있다.
마야는 쿠바 야구 국가대표팀 멤버였다. 이때 배구 대표팀에서 뛰는 시몬을 알았다. 시몬은 올 시즌 프로배구 OK저축은행의 우승을 이끈 주역이다. 우승의 기운을 안고, 친구 마야를 응원하기 위해 9일 잠실구장을 찾았다.
시몬은 시구자로 나서 공을 던졌다. 그리고 마야와 포옹을 했다. 그는 마야에게 "너는 공격적인 투수다. 쿠바에서 했던 것처럼 하면, 잘 던질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해줬다.
별 것 아닐 수 있는 이 한 마디가 마야의 대기록을 만들었다. 마야는 9회까지 136구를 던지며 단 한 개의 안타도 허용하지 않았다.
경기 후 마야는 "시몬이 온 건 매우 긍정적인 효과를 줬다"며 친구에게 공을 돌렸다. 우승을 이끈 기운은 무시할 수 없었다. 포옹으로 기를 받은 마야는 대기록으로 친구에게 보답했다.
잠실=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