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타를 언제 해봤겠어요. 본인이 감수를 해야 할 부분이죠."
넥센 히어로즈 염경엽 감독이 빅리그 데뷔전을 가진 강정호(28,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 대해 적응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강정호는 개막 후 2경기만에 대타로 기회를 잡았다. 9일(한국시각)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의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에서 열린 신시내티 레즈와의 원정경기에서 4-4 동점이던 8회초 1사 후 대타로 타석에 들어서 3루수 앞 땅볼로 물러났다.
다소 긴장한 표정으로 타석에 선 강정호는 디아즈의 바깥쪽 멀리 흘러나간 97마일(약 156㎞)짜리 초구 직구를 그대로 지켜봤다. 1B0S 상황에서 들어온 2구째 95마일(약 153㎞)짜리 몸쪽 직구를 잡아당겼으나 3루수 앞 땅볼로 잡혔다. 강정호는 이닝 종료와 동시에 투수 토니 왓슨으로 교체되면서 경기를 마감했다.
9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을 앞두고 만난 염경엽 감독은 "정호가 원래 좋아하는 코스로 공이 왔다. 팔을 평소처럼 위로 뻗지를 못했다. 팔을 뻗었으면 안타가 될 타구인데…"라며 아쉬워했다.
이어 "정호는 주전으로 나가던 선수다. 언제 대타를 해봤겠나. 적응이 필요하다. 대기하다 자신이 경기에 언제 나가겠다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피츠버그는 강정호를 벤치에서 데뷔시켜 메이저리그에 차차 적응시키면서 향후 주전으로 활용할 계획을 갖고 있다. 당장은 백업 선수지만, 조급해 할 필요는 없다.
염 감독은 "솔직히 자존심이 상해도 받아들여야 한다. 그런 부분을 본인이 감수하면서 언제나 준비를 해야 한다. 정호는 성격이 쿨해서 잘 받아들일 것"이라며 웃었다.
잠실=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