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경기 모두 승리하겠다."
2015년 호주아시안컵 준우승에 대한 단꿈은 모두 접었다. 다시 채찍을 들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우즈베키스탄, 뉴질랜드와의 A매치 2연전 승리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슈틸리케 감독은 24일 파주NFC(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에서 선수단 소집 후 가진 인터뷰에서 "이번 경기만 놓고 본다면 평가전 이상의 의미는 없다"며 "그러나 우리가 처한 상황을 보면 좀 더 진지하게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슈틸리케 감독이 승리를 강조한 이유가 있다. 첫번째는 스폰서다. 그는 기자회견 직전 열린 인천국제공항공사와의 후원 조인식을 예로 들며 "좋은 스폰서를 유치하려면 이런 경기는 모두 이겨야 한다. 우리의 역량을 충분히 보여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두번째는 상승세를 유지하기 위해서다. 슈틸리케 감독은 "올해 대표팀 성적만 놓고 보면 7전 6승 1패를 기록 중"이라고 강조하면서 "이번에 부진한 모습을 보인다면 대표팀에 타격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진짜 이유는 러시아월드컵이다. 슈틸리케호는 이번 A매치를 끝으로 6월부터 시작하는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에 돌입한다. '마지막 평가전인데 우즈베키스탄과 뉴질랜드가 스파링 파트너로 다소 약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고개를 저엇다. 슈틸리케 감독은 우즈베키스탄에 대해 "호주아시안컵에서 한국을 상대로 위협적인 장면을 가장 많이 연출한 팀이다. 이번에는 120분이 아닌 90분 안에 승부를 봐야 한다"고, 뉴질랜드 역시 "지난 중국과의 평가전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며 1대1 무승부를 거뒀다"고 했다.
만만치 않은 팀을 상대하지만 100% 전력을 구축하지 못했다. 명단에 포함됐던 김진수(호펜하임)가 뇌진탕 문제로 차출이 좌절됐다. 슈틸리케 감독은 "개인적으로 호펜하임 의무팀과 친분 있다. 연락 받았는데 뇌진탕 증세가 있다고 해서 불발됐다"고 설명했다. 대기명단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슈틸리케 감독은 추가 발탁을 하지 않았다. 그는 그 이유에 대해 "윤석영(퀸즈파크레인저스)이 왼쪽 자원이며 정동호(울산)와 박주호(마인츠)도 왼쪽에 기용할 수 있다. 큰 타격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감기 몸살로 인한 탈진증상으로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한 김은선(수원)에 대해 더 큰 우려를 표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김은선이 향후 어떤 몸상태를 보이는지에 따라 대기 선수 발탁 여부를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차두리의 은퇴로 공석이 된 오른쪽 윙백에 실험을 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도 안타까움을 표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명단 발표 당시 "이번 평가전을 통해 오른쪽 풀백 실험을 할 계획이다. 누구를 어떻게 실험할 계획인지 말하지 못하는 점을 양해해주기 바란다. 해당 선수와 먼저 이야기를 나누고 공감대를 형성한 뒤 밝히는 게 나을 것 같다는 게 내 운영 철학이다"고 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해당 선수를 공개했다. 장현수(광저우 부리)였다. 장현수는 발가락이 부러지는 부상으로 이번 명단에서 제외됐다. 대신 정동호가 발탁됐다. 슈틸리케 감독은 "김창수(가시와)가 와있고 정동호도 뛸 수 있다. 차두리도 뉴질랜드전에서 뛰는만큼 이번 평가전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다"고 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같은 전력 공백에도 불구하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대표팀 위해 뛰는 것을 영광스럽게 생각하는 선수들이 합류한만큼 의지는 큰 문제가 없다. 다들 의욕이 넘치는만큼 원톱, 투톱 등 다양한 전술을 실험할 생각이다"고 했다.
파주=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