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처음 부터 정해진 카드, 제1선발 투수 양현종(27)이다.
KIA 타이거즈의 좌완 양현종이 28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리는 LG 트윈스와의 2015년 정규시즌 개막전에 선발 등판한다. 김기태 KIA 감독은 23일 KBO(한국야구위원회) 리그 미디어데이에서 양현종을 지목했다. 전지훈련 기간에 개막전 선발을 묻는 질문에 "양현종에게 직접 물어보라"며 웃었던 김 감독이다. 오키나와 전지훈련 기간에 한 번도 불펜피칭을 하지 않은 양현종은 "개막전에 맞춰 페이스를 맞춰가고 있다"고 했다. 귀국해 3월 3일 첫 불펜피칭에 나섰고, 시범경기 3게임에 등판해 컨디션을 점검했다. 10이닝을 던져 1승1패-평균자책점 4.50. 다른 선수에 비해 더딘 피칭 일정 때문에 걱정을 샀지만 이변은 없었다.
홈구장에서 벌어지는 정규시즌 개막전. 시즌 첫 경기 이상으로 의미가 크다. 양현종은 지난 해 16승을 거둬 국내 투수 중 최다승을 기록했다. SK 와이번스 김광현과 함께 KBO 리그를 대표하는 투수다. 윤석민이 복귀하자 양현종은 스스로를 "임시 에이스였다"고 낮췄지만, 현재 타이거즈 에이스는 누가 뭐라고 해도 양현종이다.
김기태 감독은 앞서 양현종에게 위상에 합당한 예우를 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23일 미디어데이에서 KIA를 제외한 9개팀 감독 중 6명이 양현종을 '영입하고 싶은 선수 1순위'로 꼽은 이유다.
양현종 개인적으로도 의미가 큰 데뷔 첫 개막전 선발 등판이다. 지난 시즌에는 외국인 선수 데니스 홀튼이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개막전에 선발로 나섰고, 양현종은 NC 다이노스와의 홈 개막전에 선발등판 했다. 양현종은 NC전에서 8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치고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산뜻한 첫 걸음을 내딛었다.
경기 장소와 상대팀 모두 좋다.
LG전 4경기에 등판해 2승1패-평균자책점 3.60. 지난해 LG전 성적이다. LG를 맞아 시즌 평균자책점 4.25 보다 좋은 기록을 냈다. 25이닝을 던져 홈런없이 피안타율이 2할5푼, 경기당 평균 6이닝, 투구수 106.5개를 기록했다.
에이스답게 홈팬들 앞에서 강했다.
지난 시즌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15경기에 선발로 나서 11승2패, 평균자책점 3.12를 찍었다.
상대 선발투수와의 매치업도 재미있다. LG 선발 헨리 소사는 2012년과 2013년, 두 시즌 동안 KIA 주축 투수로 활약했다. 2013년에는 개막전 선발로 넥센 히어로즈전에 등판해 5이닝 4실점하고 승패없이 물러났다. 지난해 4월 말 히어로즈에 합류한 소사는 지난 겨울 LG로 이적해 이제 타이거즈의 옛 동료들을 상대한다. 이래저래 흥미로운 개막전이다.
KIA는 2005년 부터 2012년까지 8년 연속으로 개막전에서 고개를 떨궜다. 그리고 2013년과 2014년, 2년 연속으로 이겼다. 이제 타이거즈팬들은 양현종이 개막전에서 승리투수가 되는 모습을 기대하고 있다.
역대 개막전 최다 선발 등판 기록은 장호연(9경기)이 갖고 있다. 장호연은 6승을 거둬 개막전 최다 선발승 기록도 보유하고 있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