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삼성 라이온즈의 통합 5연패를 저지할 것인가.
2015시즌 KBO리그의 최대 화두 중 하나는 삼성의 통합 5연패다. 삼성은 류중일 감독이 사령탑에 오른 지난 2011시즌부터 지난해까지 내리 4년 동안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에서 정상의 자리를 지켰다. 류 감독과 삼성은 올해도 목표를 통합 우승으로 잡고 있다. 하지만 다른 팀들은 올해는 삼성의 정상 등극에 제동을 걸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23일 미디어데이에서도 삼성을 '공공의 적'으로 삼는 분위기가 여실히 드러났다. 행사에 참석한 다수의 감독들과 선수들이 올해는 자신들이 삼성을 제치고 우승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럼 현 상황에서 삼성을 위협하는 대항마를 어떤 팀일까. 그 순위를 매겨봤다.
①SK 와이번스
다수의 전문가들이 김용희 감독이 새로 지휘봉을 잡은 SK를 첫 번째 손가락에 꼽는다. 투타에서 삼성과 거의 대등한 전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 진출을 시도했던 선발 김광현이 잔류했다. 지난해 부상을 달고 살았던 윤희상이 돌아왔다. 새로 영입한 선발 켈리와 기존 밴와트를 건재하다. 정우람이 군복무(공익근무요원)에서 돌아오면서 불펜도 안정을 찾았다. 단 마무리 박희수와 중견수 김강민이 시즌 중반 가세할 수 있는 게 불안요소다. 윤길현과 백업 외야수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②넥센 히어로즈
넥센은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삼성에 도전했지만 무너졌다. 올해도 삼성의 괴롭힐 수 있는 팀인 건 분명하다. 새롭게 뽑은 좌완 선발 피어밴드가 시범경기에서 호평을 받았다. 홀드왕(지난 2년 연속) 한현희의 선발 전환도 성공적이다. 마무리 손승락도 건재하다. 삼성과 비교했을 때 4~5선발과 중간 불펜진의 깊이에서 넥센이 조금씩 밀린다. 야수 쪽에선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유격수 강정호(피츠버그)의 공백이 아쉽다. 지난해 강정호가 해줬던 117타점을 그대로 메워줄 선수를 대체하는 건 불가능하다. 결국 공격력이 지난해 보다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다.
③두산 베어스
두산은 삼성이 가장 까다로워하는 팀 중 하나다. 삼성은 지난해 정규시즌 맞대결에서도 유일하게 두산에만 6승10패로 열세를 보였다.
두산에는 삼성 킬러인 우완 에이스 니퍼트가 버티고 있다. 니퍼트는 두산과 재계약했다. 삼성 타자들은 니퍼트를 장단점을 철저하게 분석한 상황에서도 당할 때가 많다. 두산 대표 타자 김현수는 "삼성의 4연패는 자신들이 만들어 준 것이다. 올해는 두산이 막아보겠다"고 말했다. 두산은 2013시즌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에서 3승1패로 다잡았던 우승을 삼성에게 내준 뼈아픈 기억이 있다.
두산 타자들도 삼성 투수들에게 강한 집중력을 보였다. 하지만 두산은 시즌 초반이 고비다. 마무리를 맡을 예정이었던 노경은과 5선발 이현승의 부상 공백이 숙제다.
④LG 트윈스
LG는 지난해 삼성과의 맞대결에서 7승9패로 조금 열세를 보였다. 조금 밀렸지만 경기 내용 면에서 거의 대등한 모습을 보였다.
LG가 삼성의 대항마가 될 수 있는 건 강력한 불펜진을 구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LG는 삼성 못지 않은 지키는 야구를 할 수 있는 팀 컬러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불펜진의 선수층이 두텁고 마무리 봉중근이 건재하다.
아쉬운 점은 우완 선발 류제국(무릎 수술)과 외국인 3루수 잭 한나한의 초반 공백이다. LG가 삼성을 넘어서기 위해선 타자들의 집중력과 클러치 능력을 더 끌어올려야 한다.
⑤한화 이글스
한화는 지난해 삼성의 승수 쌓기를 위한 제물이었다. 상대전적에서 4승1무11패로 한화가 절대 약세를 보였다.
현재의 한화를 삼성에 견줄 우승 후보 전력으로 평가할 수는 없다. 하지만 한화는 김성근 감독이 새로 지휘봉을 잡으면서 겨우내 강훈련으로 다른 팀컬러로 변신을 시도했다. 올해 시범경기에서도 최하위를 했지만 그걸 속단하는 건 무리다. 적어도 한화는 지난해 만큼 삼성에게 많은 승수를 헌납하지는 않으려고 발버둥칠 것이다.
무엇보다 김성근 감독의 용병술이 삼성에 고춧가루를 뿌릴 수 있다. 삼성에서 FA로 영입한 배영수와 권 혁의 역할도 중요하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