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성일까. 아니면 뉴페이스의 반격일까. 그도 아니면 토종의 탈환일까. V리그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가 3파전 양상이다. 레오(25·삼성화재)와 시몬(28·OK저축은행) 그리고 전광인(24·한국전력)이 유력 후보들이다.
레오는 이번에도 V리그를 점령했다. 올 시즌 1282점을 올렸다. 한시즌 최다득점 기록이다. 삼성화재에 입단한 2012-2013시즌부터 3시즌 연속 득점 1위에도 올랐다. 레오 자신이 몸담기 전 삼성화재 주포로 활약했던 가빈 슈미트와 동률을 이뤘다.
이번 시즌 득점 1위는 그 의미가 남다르다. 올 시즌 삼성화재는 수비가 무너졌다. 리시브 정확도는 51.16%로 6위에 머물렀다. 토스가 흔들릴 수 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레오는 남달랐다. 해결사적인 면모를 선보였다. 오픈공격에서 56.24%의 성공률을 자랑하며 이 부문 1위에 올랐다. 레오가 없었으면 삼성화재의 우승도 없었다. 다만 레오의 MVP 3연패에 대한 견제 분위기를 극복해야만 한다.
또 다른 유력 후보 시몬 역시 지켜볼만 하다. 세계 최고 수준의 센터인 시몬은 올 시즌 OK저축은행에서 라이트로 변신했다. 라이트로서도 좋은 모습을 보였다. 1043점으로 득점 2위에 올랐다. 서브 에이스에서는 세트당 0.57개로 1위를 차지했다. 특히 삼성화재와의 시즌 첫 맞대결에서는 강력한 스파이크 서브로 레오를 강타해 강한 인상을 남겼다. 주종목인 블로킹에서도 0.74개로 2위에 올랐다. 기록만이 아니다. 시몬은 OK저축은행의 리더로 자리매김했다. 25세 안팎의 젊은 선수들이 흔들릴 때마다 맏형 역할을 맡았다. 그 결과 OK저축은행은 줄곧 삼성화재와 정규시즌 우승 경쟁을 벌였다. 경험 부족으로 정상에 서진 못했지만 지난 시즌 6위 팀이 2위까지 올라오는 기적을 썼다.
토종 선수 MVP 후보는 전광인(한국전력)이다. 전광인은 공격 종합 1위(성공률 57.52%), 후위공격 1위(성공률 59.18%) 오픈 3위(성공률 49.39%) 등 공격 각 부문 상위권에 올랐다. 전광인의 맹활약에 한국전력 역시 3위로 시즌을 마쳤다. 지난 시즌 꼴찌에서 포스트시즌 후보로 드라마틱한 변신에 성공했다. 다만 팀성적이 문제다. 역대 정규리그 MVP는 모두 우승팀에서 나왔다. 3위라는 성적이 발목을 잡는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