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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틸리케의 새로운 실험, 3월 A매치 밑그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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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아시안컵 준우승으로 2015년을 뜨겁게 연 슈틸리케호가 재발진한다.

울리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이 17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3월 A매치 2연전(우즈베키스탄·27일·대전, 뉴질랜드·31일·서울)에 출전할 23명의 명단을 발표하고, 밑그림을 공개했다. 6월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에 앞선 마지막 평가전이다.

호주아시안컵 최종엔트리와 비교해 6명이 교체됐다. 새로운 변화의 바람도 불고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기존 틀을 지키면서도 점진적 변화를 통해 목표로 나아가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지동원과 이정협, 해법은?

슈틸리케호의 황태자는 이정협(24·상주)이다. 지난해 K리그 클래식 상주의 교체요원으로 활약했던 이정협은 슈틸리케호에 전격 발탁되어 경쟁을 거쳐 호주아시안컵의 원톱으로 우뚝 섰다. 3월 A매치 명단에도 이정협은 당당히 재승선했다. 하지만 슈틸리케 감독은 새로운 경쟁을 요구하고 있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 본선 뒤 사라진 지동원(24·아우크스부르크)이 새롭게 합류했다. 지난해 도르트문트에서 겉돌던 지동원은 올 초 아우크스부르크로 이적했다. 최근 7경기 중 6경기에 선발로 나서며 두각을 나타냈다. 득점은 없지만 뛰어난 움직임을 선보이며 컨디션 회복세를 드러냈다.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 3개월 간 소속팀 입지가 급격히 좋아져 발탁을 결심했다. 이번 평가전에서 기량을 직접 확인하고자 선발을 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동원은 한 번도 보지 못한 선수이기 때문에 소집 후 훈련을 지켜보고 계획을 세울 것"이라면서도 "이번 평가전은 공식 대회보다 교체수가 많기 때문에 이를 최대한 활용해 출전 기회를 많이 부여할 것"이라고 활용 의지를 분명히 드러냈다.

이정협은 호주아시안컵 뒤 실전을 치르지 않았다. K리그 챌린지(2부리그)로 강등된 상주가 22일 첫 경기를 갖는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정협이 아직 실전을 뛰지 못한 만큼, 리그 첫 경기를 지켜보고 (활용) 계획을 세워야 할 것 같다"고 물음표를 달았다. 지동원, 이정협 모두 2차례 평가전에 출전 시간을 배분하며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기성용-손흥민, 변함없는 유럽파 그리고 새 얼굴

호주아시안컵의 중심엔 유럽파가 있었다. 한 수 위의 기량과 빅리그에서 쌓은 풍부한 경험은 슈틸리케호의 준우승 여정에 큰 힘이 됐다. 호주아시안컵 뒤에는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플레이로 유럽 무대를 흔들고 있다. 소속팀 전력 핵심으로 자리잡은 기성용(26·스완지시티)과 손흥민(23·레버쿠젠) 외에도 박주호(28), 부상서 회복한 구자철(26·이상 마인츠)까지 이번 명단에 합류했다. 구자철과 마찬가지로 부상으로 호주아시안컵 출전 기회를 놓친 윤석영(25·QPR)도 복귀했다. 소속팀에서 맹활약 중인 이들이 3월 A매치를 통해 어느 정도 활약을 펼쳐줄 지 관심이 쏠린다.

'뉴페이스'의 면면도 주목해 볼 만하다. 지동원과 함께 브라질월드컵 뒤 대표팀의 부름을 받지 못했던 김보경(26·위건)이 눈에 띈다. 카디프시티서 전력외 취급을 받던 김보경은 위건 이적 후 주전으로 낙점됐다. K리거 중에선 이재성(23·전북)과 김은선(27·수원)이 첫 선을 보인다. 두 선수는 지난해 12월 A대표팀 제주도 전지훈련에서 슈틸리케 감독과 대면한 바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제주도 훈련 당시 좋은 모습을 보였고, 올해 K리그에서도 맹활약 하는 모습을 지켜봤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슈틸리케 감독은 그동안 '제로베이스'를 강조해왔다. 결과는 과거일 뿐이다. 호주아시안컵을 통해 증명된 성과가 러시아월드컵 예선까지 보장하지 않는다. 3월 A매치는 신구 선수 간의 격전지가 될 것이다.

▶차두리 빈자리? 깜짝 실험있다

3월 A매치는 차두리(35·서울)가 태극마크를 달고 누비는 마지막 무대다. 월드컵 예선에 대비하기 위해선 대안을 찾아야 한다. 이번 대표팀 선발 명단에서 정통 오른쪽 풀백 요원은 김창수(30·가시와) 한 명 뿐이다. 여러 선수들이 물망에 올랐으나 슈틸리케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실험을 예고했다. "이번 평가전을 통해 오른쪽 풀백 실험을 할 계획이다."

실험은 두 가지 방법으로 압축된다. 기존 선수의 포지션 변화가 첫 손에 꼽힌다. 슈틸리케 감독이 발탁한 23명의 선수 중에선 김기희(26·전북)와 장현수(24·광저우 부리)를 꼽을 만하다. 김기희의 주포지션은 센터백이지만, 전북에서 때때로 오른쪽 측면 수비도 담당하는 모습을 보였다. 장현수는 호주아시안컵에서 센터백 뿐만 아니라 수비형 미드필더까지 소화한 멀티자원이다. 광저우 부리에서도 오른쪽 측면 수비가 낮설지 않다. 포지션 변화 대신 더블 볼란치(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와 포백 라인 간의 전술 수정을 통한 측면 공백 최소화도 예상해 볼 만한 부분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누구를 어떻게 실험할 계획인지 말하지 못하는 점을 양해해주기 바란다. 해당 선수와 먼저 이야기를 나누고 공감대를 형성한 뒤 밝히는 게 나을 것 같다는 게 내 운영 철학"이라며 기다림을 강조했다.

슈틸리케호는 24일 파주NFC에서 소집된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