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가 한을 풀었다. 경희대는 26일 경남 통영공설운동장에서 열린 영남대와의 제 51회 춘계대학축구연맹전 결승전에서 2대1로 승리,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경희대는 대학축구계의 강자다. 특히 리그에 강하다. 2008년 U리그 왕중왕전에서 우승했다. 2년 후에는 준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최근 대학축구연맹전과는 큰 인연이 없다. 춘계연맹전에서는 7번 우승을 차지했다. 대부분이 1960~1970년대에 집중돼있다. 가장 최근 우승은 2003년이다. 이후 12년간 우승에 실패했다. 추계연맹전 역시 마찬가지다. 1969년부터 1977년까지 9년간 6번 우승했다. 이후 40년 가까이 한 번도 우승컵을 들어올리지 못했다.
절대 강자로 군림하기 위해서는 대학축구연맹전 우승이 절실했다. 파죽지세로 32강에 올랐다. 32강전에서 동의대(3대0)를, 16강전에서 한양대(2대0)를, 8강전에서 상지대(2대0)를 눌렀다. 모두 다 쾌승이었다. 4강전이 고비였다. 오랜 숙적 숭실대였다. 숭실대와 난타전 끝에 4대3으로 승리했다
결승전 상대는 영남대였다. 조별 예선 1차전에서 0대0으로 비겼던 상대다. 영남대 역시 경희대와 같은 신세였다. U리그 절대 강자다. 2013년 U리그 왕중왕전 우승팀이다. 지난해 U리그 영남권역에서 14전 전승의 신화도 창조했다. 하지만 영남대 역시 대학연맹전과는 큰 인연이 없다. 춘계연맹전은 2010년 우승이 전부다. 추계연맹전에서는 우승 경험이 없다.
양 팀 모두 우승에 목말랐던만큼 처절한 경기를 펼쳤다. 전반 6분 영남대 최전방 공격수 최광수가 거친 파울로 퇴장했다. 주심의 판정이 다소 석연치않았다. 영남대는 수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선전을 펼쳤다. 전반 12분 박세진이 선제골을 넣었다. 경희대는 전반 30분 이건철, 전반 36분 장정빈이 연속골을 넣었다. 영남대는 투혼을 펼쳤지만 골결정력 부족으로 동점골을 넣지 못했다. 경희대는 대회 8번째 우승컵을 차지하며 고려대와 함께 통산 최다 우승팀이 됐다.
32강부터 5골을 넣고 득점왕에 오른 고승범은 "준우승은 안 하니만 못하다. 득점왕을 하며 우승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이건철 역시 "편안하게 우승한 것 같다"고 웃음지었다. 김광진 경희대 감독은 "오늘 기필고 우승하겠다고 다짐했다. 우승해서 너무나 기쁘다"고 말했다. 김병수 영남대 감독은 "결승전에서 패배해서 아쉽다. 그래도 우리 선수들에게 좋은 경험이 됐을 것"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통영=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