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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학, "모비스는 4,5위 전력" 언급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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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까지만 해도 1위팀. 최근 들어 다소 힘이 떨어졌다고는 해도 1일 현재 2게임을 덜 치른 상황에서 선두 SK에 1.5게임 뒤진 2위. 유재학 모비스 감독은 "제 자리 찾아가는 겁니다"라며 '엄살'을 부린다.

시즌을 앞두고 유재학 감독은 "모비스의 전력만 놓고 봤을 때 4~5위가 예상된다"라고 했다. 사상 최초의 3연패에 도전하면서 잔뜩 몸을 사린 발언이 아니었다. 유 감독은 이것 저것 재고, 고민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누구에게나 어디서나 예의는 갖추돼 할 말은 한다. 최근 유재학 감독은 "시즌 초반 선두로 치고나갈 수 있었던 것은 정말 운이 좋았다. 상대팀들이 부상선수 속출 등 변수가 많았다. 어부지리였다"고 했다. 다시 말해 모비스는 '중천에 떠있는 해', 이제 일몰과 함께 일출을 준비해야하는 리빌딩 구단이라는 얘기다.

요즘 유재학 감독을 비롯한 모비스 구단 수뇌부는 모이면 리빌딩 이야기를 한다. 최선을 다해 시즌을 헤쳐나간다는 의지는 분명하지만 내년, 내후년 걱정에 머리를 싸맨다. 모비스는 지난 5년간 3번이나 우승을 했다. 3년이 되면 보내야 하는 외국인선수 규정, 좋았던 팀성적 때문에 특급 신인은 10년전 양동근(34) 이후 없었다. 올시즌이 끝나면 혼혈선수인 문태영은 다시 시장이 나가기 때문에 계속 보유하려면 영입전쟁을 또 해야 한다. 함지훈(30)도 어느덧 30대다.

선수들의 노쇠화, 불투명한 외국인선수 상황, 막혀버린 신인 보충 등 산적한 과제는 숨돌릴 틈이 없다. '4~5위 전력'이 내년이면 중위권 이하로 추락할 수 있는 상황이다. 유 감독의 지도력과 모비스 구단의 잘꾸며진 운영 시스템으로 지금까진 버텼지만 한계를 직감하고 있다. 유 감독은 "좋은 선수를 영입하면 더할나위 없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 모비스만의 리빌딩은 영입보다는 육성쪽에 맞추려 한다. 어린 선수들에게 기회를 더 줘 발전할 수 있는 시간을 부여하고 있다. 더디지만 나름대로의 성과도 있다"고 밝혔다.

사실 모비스의 가장 큰 변수는 유재학 감독의 거취다. 유 감독은 2004~2005시즌부터 모비스를 맡았다. 2010년엔 5년간 20억원에 재계약을 해 첫 사령탑 연봉 4억원 시대를 열었다. 올시즌이 끝나면 'FA 감독'이 된다. 큰 이변이 없는 한 모비스와 함께 갈 가능성이 크지만 유 감독의 지도력을 탐내는 구단은 많다.

유 감독은 신인 드래프트에서 후순위로 밀린 선수들을 뽑아 팀을 끌고 왔다. 함지훈(2007년 드래프트 10순위), 천대현(2008년 드래프트 10순위), 송창용(2010년 드래프트 10순위), 이대성(2013 드래프트 11순위) 등이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다. 선수 보는 눈도 그렇지만 몇 년간 이들을 조련해 내는 능력은 그야말로 탁월했다. 모비스 구단은 전력을 다해 유 감독을 잡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잘 나갈때 다음을 준비하는 것. '명가'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