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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칭머신까지 신경쓰는 류중일 감독의 섬세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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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코치 피칭머신이 이거 말고 다른거 없나?"

삼성 라이온즈 류중일 감독이 20일 레오팔레스 리조트에서 열리는 전지훈련서 타격 훈련을 위해 준비중인 김한수 타격코치에게 대뜸 물었다. 삼성은 배팅케이지를 3곳 만들어 타자들이 훈련하게끔 한다. 이 중 2곳은 배팅볼을 직접 던져주고 나머지 한 곳은 피칭머신으로 한다. 류 감독은 설치되는 피칭머신을 보자마자 다른 것을 찾았다.

준비된 피칭머신은 기계 팔이 던지는 것이었다. 피칭머신은 여러 종류가 있지만 대체로 기계 팔이 던지는 것과 2개의 고무 휠로 공을 튕겨내는 것이 있다. 기계 팔이 던지는 것은 직구만 가능하다. 기계팔의 스윙 속도에 따라 구속 조절은 가능하지만 변화구는 어렵다. 하지만 휠로 공을 던지게 하는 것은 양쪽 휠의 속도차를 이용해 속도조절은 물론 변화구 구사까지 가능하다. 류 감독이 찾은 것은 변화구가 가능한 피칭머신이었다.

김 코치가 "창고에 있는 것이 오래돼서 제구가 잘 안된다"고 하자 류 감독은 곧바로 "새로 하나 사야겠다"라고 했다. 다행히 새로 구입한 피칭머신이 있어 다음날부터 사용하기로 했다고.

류 감독이 변화구가 가능한 피칭머신을 굳이 찾은 이유가 있었다. 특히 전훈 초기이기 때문에 더욱 변화구가 필요하다고 했다. 류 감독은 "처음엔 공을 오래 보는 것이 좋다"라고 했다. "빠르게 오는 직구는 언제든지 치면 된다. 하지만 처음 타격을 할 땐 공을 오래보고 몸을 닫아놓고 치는 훈련이 필요하다"는 류 감독은 "직구는 빠르게 쳐야하는데 그러다보면 몸이 빨리 열릴 수 있다. 슬라이더나 느린 커브를 치려면 당연히 몸을 닫고 공을 끝까지 봐야 한다. 초반엔 특히 그런 훈련이 필요하다"고 했다.

괌에서의 훈련이 몸을 만드는 단계라고 하지만 절대로 훈련을 허투루하지 않는다. 선수들의 타격감을 올리기 위한 류 감독의 섬세함이 드러나는 일화였다. 괌=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