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이 '극한'을 뛰어넘을 수 있을까?
KBS1 새 예능 프로그램 '용감한 가족'이 스타트를 끊는다. '용감한 가족'은 이문식(아빠) 심혜진(엄마) 박명수(삼촌) 최정원(큰 딸) 씨엔블루 민혁(아들) AOA 설현(막내 딸) 등의 연예인들이 가상의 가족을 구성, 외국의 한 가정을 찾아 새로운 형태의 가족을 이뤄 함께 생활하는 컨셉트의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용감한 가족'이 방송되는 금요일 오후 11시 10분에는 SBS '정글의 법칙'이 버티고 있는 상황. '정글의 법칙'은 연예인들이 '병만족'의 일원이 돼 지구촌 오지체험을 떠난다는 컨셉트로 꾸준한 사랑을 받으며 금요 심야 예능 프로그램 1위 자리를 지켜오고 있다.이에 후발 주자인 '용감한 가족'이 '정글의 법칙'의 아성을 무너뜨릴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용감한 가족' 역시 연예인들이 가족이 된다는 점, 한국이 아닌 다른 나라의 문화와 환경을 체험한다는 점에서 일정부분 유사성이 있다. 그러나 확실한 차별화 포인트는 '용감한 가족'은 '극한 체험'이 아닌 '공감'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 연출을 맡은 김광수PD는 20일 오후 2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 신관에서 열린 '용감한 가족' 제작발표회에서 "사회의 가장 기본 단위가 가족이다. 연예인들이 가족이 돼 다른 나라에서 살아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서 기획하게 됐다. 가족의 의미를 다시 찾아보고 돌아보자는 생각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드라마나 시트콤에서 가족을 다룬 경우는 있었지만 리얼 버라이어티에서는 처음인 것 같다. 키워드는 공감이다. 다른 문화, 인종과 나라를 초월해 가족을 이해하고 사랑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다른 프로그램과는 달리 체험이나 생존보다는 내부의 공감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이응진 KBS TV본부장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가족의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길 수 있도록 하겠다. 아버지는 아버지, 어머니는 어머니, 삼촌은 삼촌으로 제 역할이 무엇인가 생각할 수 있는 기회다. 세상과 교류하는 국민들이 될 수 있는 마당을 마련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문식은 "'정글의 법칙' 김병만과의 대결은 전혀 의식하지 않았다. 경쟁이라 한다면 내가 김병만보다 키가 크기 때문에 유리하지 않겠나 싶다. 오히려 '정글의 법칙' 쪽에서 겁내야 할 것 같다. '용감한 가족' 방송이 시작되면 굉장히 획기적인 일이 벌어질 것 같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출연진들의 각오도 남다르다. 프로그램 기획 의도 자체가 '공감'에 초점을 맞춘 만큼 이제까지 쌓아왔던 신비주의 장벽이나 고수해오던 컨셉트를 버리고 최대한 시청자와 가깝게 다가갈 예정이다.
먼저 예능에는 생소한 얼굴인 배우 최정원과 심혜진이 출연한다. 최정원은 "프로그램 취지가 정말 마음에 들었다. 서로의 인간적 감정들이 섞일 수 있을까 하는 부분이 흥미로웠다. 그리고 나도 예능 프로그램을 좋아해서 시청자에게 친숙하게 다가가고 싶었다"고 밝혔다. 심혜진은 "개인적으로 예능에 출연한 적 없어서 부담이 없진 않다. 하지만 이런 마음들은 시작하면서 벗어 던졌다. 내 자신이 즐거워지고 싶었다. 내가 즐거우면 시청자도 즐거울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낯선 사람들과 가족이 된다는 것 자체가 용감한 시도였기 때문에 이것 만으로도 재밌을 거라 생각했다"고 전했다.
걸그룹도 과감해진다. 설현은 "두려움, 부담감이 많았다. 그런데 방송이란 걸 전혀 신경쓰지 않게 되더라. 방송에서 보여 드리지 못한 자연스러운 모습도 나온다. 한번도 공개한 적 없던 민낯도 보여 드릴 수 있다"고 말했다.
'고유 명수', '버럭 명수'도 달라졌다. MBC '무한도전'이나 KBS2 '해피투게더'에서 보여줬던 욕심 많고 욱하는 모습 대신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그는 "사실 내 분량이 생각만큼 많지 않다. 나는 웃기기 위해 태어났고 웃기는 게 직업이다. 그런데 리얼 버라이어티에서는 일부러 웃길 수 없었다. 상황극을 만들 수도 없는 거고 정말 힘들었다. 감독님도 내버려둬서 그냥 가족처럼 있다가 왔다. 서로 가족처럼 지내려 했다. 재밌게 하려고 했던 부분도 있지만 그런 부분은 오히려 재미 없어서 방송에 더 안나갈 것 같다. 정말 리얼한 모습이 담겨있다"고 설명했다.
'용감한 가족'은 23일 오후 11시 10분 첫 방송되며, 1회에서는 캄보디아로 떠난 가족들의 모습이 그려진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