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지난 12일(이하 한국시각) 사우샘프턴과의 프리미어리그 21라운드에서 0대1 일격을 당하면서 공교롭게도 1년 전과 같은 승점 37을 기록하고 있다.
순위는 당시 7위보다 세 계단 높지만 지난해 여름 많은 돈을 쏟아 붓고도 승점에 변화가 없다는 사실에 가혹한 비판이 제기됐다.
과연 맨유는 1년 전과 비교해 아무런 발전을 이루지 못한 걸까.
이같은 의문이 커지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측이 직접 '판 할 맨유'와 '모예스 맨유' 비교에 나섰다.
EPL 공식 홈페이지는 15일 "비록 승점은 같지만, 맨유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1년 전과 달라졌다"라며 자세한 분석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올시즌 맨유는 21라운드를 마친 현재 지난 시즌과 동일한 승점(37점)을 기록중이다. 골과 슈팅 수에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순위는 각각 5위와 8위로 같다. 이 밖에도 유효슈팅 비중과 슈팅수 대비 골의 수, 가로막힌 슈팅수 등에서 거의 흡사하다.
반면 크게 향상된 분야가 바로 볼 점유율이다. 총 패스 갯수도 1000개 이상 늘었다. 이는 각각 리그 2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맨유가 지난 시즌에 비해 경기 주도권을 쥐고 경기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판 할은 수비수들의 줄부상으로 많은 고생을 하면서도, 실점 역시 24골에서 21골로 줄이는데 성공했다. 태클 수도 지난 시즌보다 크게 증가했다.
포메이션 역시 지난 시즌 모예스가 21경기 중 19경기에서 4-2-3-1을 쓰며 일관된 모습을 보인데 비해, 판 할은 3-1-4-2를 축으로 4-1-2-1-2, 4-1-4-1 등 다양한 포메이션을 구사했다. 이에 대해 EPL 측은 맨유가 지난 시즌보다 부상 선수가 많다보니 더 다양한 선수(총 31명)를 써야했다고 설명했다. 판 할은 팀 상황에 '맞춰가는 운영'을 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EPL 측은 "새로운 팀을 만들어가는 과정에 있다. 내 팀은 항상 시작이 좋지 않다", "내 팀은 시즌이 진행됨에 따라 더 발전해나갈 것이다. 의문의 여지 없이"라는 판 할의 코멘트를 전했다. 이어 '그는 3개 리그(네덜란드, 스페인, 독일)에서 리그 우승을 차지했던 감독'이라고 정리했다.
올시즌 판 할은 '1억 5000만 파운드(약 2460억원)의 이적료를 투자하고도 모예스 시절과 달라진 게 없다'라는 비판에 직면해있다. 하지만 EPL은 판 할이 짧은 시간 동안 많은 것을 바꿔놓았다고 설명했다.
맨유는 오는 18일 퀸즈파크레인저스(QPR)를 상대로 리그 22라운드 경기를 치른다. 맨유는 리그 4위로 내려앉은 데다, 그 자리마저 아스널과 토트넘에게 위협당하고 있다. 판 할 감독이 자신에게 찾아온 두 번째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지 궁금하다.
스포츠조선닷컴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