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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호, 김광현-양현종과 뭐가 달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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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와이번스 김광현(26)과 KIA 타이거즈 양현종(26)은 150만~200만달러에 그쳤는데, 넥센 히어로즈 강정호(27)는 500만2015달러가 나왔다. 이번 오프시즌에 메이저리그 진출을 추진한 세 선수에 대한 메이저리그의 평가가 크게 갈렸다. 김광현과 양현종은 왼손투수라는 강점이 있는데도, 예상보다 낮은 포스팅 금액이 나오면서 팀이 불허를 하고, 연봉협상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해 불발됐다.

히어로즈 입장에서는 500만2015달러가 아쉬운 금액이겠지만 이전 사례를 보면 실망할만한 수준이 아니다. 한국 프로야구 최고의 외손투수 김광현 양현종과 장타력을 갖고 있는 내야수 강정호. 포지션이 다르고 포스팅 시기, 메이저리그 구단 분위기가 달라 단순 비교는 어렵겠지만, 무엇이 이런 차이로 이어진 것일까.

아무래도 내구성과 꾸준함을 보여주는 지표가 크게 작용을 했다고 봐야할 것 같다. 메이저리그는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경쟁하는 최상의 리그다. 뛰어난 경기력은 기본이고, 다른 리그 출신 선수에게 가장 중요한 건 적응력이다. 낯선 야구, 환경에 적응을 하려면 기본적으로 부상없이 꾸준하게 팀에 녹아들면서 경기력을 유지해야 한다.

광주일고를 졸업하고 2006년 현대 유니콘스에 입단한 강정호. 2년 동안 내야수로 자리를 잡지 못했다. 포수 전환까지 생각했다. 하지만 어려움이 컸던 2년울 이겨내고 히어로즈가 출범한 2008년에 주전으로 도약해 7년 간 풀타임 활약했다. 큰 부상없이 지난 7년 동안 주전으로 활약하며 능력치를 끌어올렸다.

경기력도 지속적으로 좋아졌다. 2008년 타율 2할7푼1리를 기록한 이후 지난해까지 2할8푼에서 3할대 초반 타율을 유지했다. 올시즌 유격수로는 처음으로 40홈런에 도달했고, 타율 3할5푼6리를 찍었다. 7시즌 동안 다섯 차례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했고, 네 차례 20홈런 이상을 때렸다. 또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201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등 국제대회에 출전해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김광현과 양현종은 부상으로 인해 이런 꾸준함이 부족했다. 2008~2010년까지 3년 연속으로 두 자리수 승을 거둔 김광현은 부상으로 이후 2년 간 주춤했다. 지난해에 3년 만에 10승을 찍었는데, 평균자책점이 4,47에 달했다. 올해 13승9패, 평균자책점 3.42를 기록하며 건재를 알렸지만, 물음표를 떼지 못했다. 메이저리그 전문가들은 투구 메커니즘을 거론하며 선발이 아닌 불펜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했다.

양현종 또한 2010년 16승을 기록한 후 지난해까지 3년 간 17승에 그쳤다. 최고 수준의 경기력을 갖고도 부상 때문에 꾸준하지 못했다. 부상전력, 편차가 컸던 경기력이 낮은 평가로 이어진 것이다.

해외진출을 위한 준비 시간, 과정도 달랐다.

강정호는 지난해부터 일찌감치 메이저리그 도전을 표명했고, 히어로즈 구단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지난 1월 말 히어로즈의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는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몰려와 강정호의 시즌 준비 모습을 관찰했다. 강정호의 존재를 메이저리그 구단에 충분히 알렸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또 지난 2월에는 강정호를 일본 프로야구 요코하마 DeNA 스프링캠프에 참가시켜 주목도를 높이고 경험을 쌓게 했다.

올시즌 내내 강정호 경기때면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몰렸다.

반면, 김광현과 양현종은 이런 준비 기간이 부족했다. 양현종의 경우 KIA 구단이 소극적인 입장이어서 자신있게 메이저리그 진출을 표명하가 어려운 분위기였다. 시즌 후반에 뒤늦게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언했으나 선수를 알리는 데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다. 김광현 또한 막연하게 준비를 했다는 평가다.

히어로즈가 포스팅 금액을 받아들이면서 강정호의 메이저리그 진출 작업은 본격적으로 진행될 수 있게 됐다. 한국 프로야구 출신 야수로는 처음으로 메이저리그 진출을 눈앞에 둔 강정호. 모든 야구팬들이 그를 응원하고 있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