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의 취업률이 걱정입니다."
국내 모 대학교 관계자의 푸념이다.
17일 프로축구연맹이 공시한 K-리그 신인 드래프트에 신청한 아마추어 선수들은 총 540명이다. 18일 현재 14명이 드래프트를 철회해 526명이 클래식 11팀(상주 상무 제외)과 챌린지(2부 리그) 9팀(안산경찰축구단 제외)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2006년 드래프트 시행 이후 역대 두 번째(2013년 539명)로 많은 신청자가 몰렸다. 드래프트는 다음달 9일 서울 종로구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열린다. 신인 드래프트는 올해가 마지막이다. 2016년부터는 드래프트가 폐지되고, 완전히 자유 선발로 전환된다.
취업에 대한 높은 기대감과 현실은 다르다. 드래프트 취업 대란이 예상되고 있다. 다양한 변수에 발목이 잡히고 있다. 이미 K-리그 팀들은 기량이 우수한 선수들을 선점했다. 자유 계약을 통해 세 명의 선수들을 뽑았다. 이광종 올림픽대표팀 감독이 이끄는 21세 이하 대표팀에 발탁된 김승준(20·숭실대) 안현범(19·동국대) 이영재(20·용인대)와 계약한 울산이 가장 좋은 전력을 보강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울산 뿐만 아니라 수원, 포항, 전남, 경남이 3명을 모두 채운 가운데 1차 마감일(11월 5일)까지 29명이 자유 계약으로 드래프트 시장에서 빠져나갔다.
또 다른 변수는 K-리그 입성을 눈앞에 둔 서울 이랜드FC다. 창단 선수 수급을 위한 지원책으로 15명의 우선지명권을 쥐고 있다. 드래프트에 참가 선수중 2.9%의 취업은 보장됐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다른 팀들은 좋은 선수들을 뽑을 기회를 빼앗기게 됐다.
최근 K-리그 팀들은 '다운사이징'이 진행됐다. 50명까지 육박하던 선수단이 30명 중후반대에서 운영되고 있다. 인건비 절감을 위해 유소년 정책에도 힘을 쏟고 있다. 연맹도 거품 줄이기를 도왔다. 2012년부터 클럽 우선지명 제한 규정을 풀었다. 이번 클럽 우선지명에서 총 122명의 유망주들이 선택받은 이유다. 이 중 내년 프로 무대에 바로 진출하는 선수는 총 11명이나 된다. 기존 선수들과 자유계약, 클럽 우선지명 등으로 채워진 프로 팀의 구멍을 드래프트로 뽑힌 선수들이 통과할 확률이 떨어지는 셈이다.
무엇보다 모기업 사정이 좋지 않은 K-리그 팀들의 경색된 자금 사정도 취업 한파를 더 부추기고 있다. 드래프트 자원들도 즉시 전력감으로 평가되고 있다. 헌데, 이미 좋은 선수들이 빠져나간 상황에서 K-리그 팀들이 높은 연봉을 줘야 하는 드래프트 1순위(5000만원)를 굳이 지명해야 하느냐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1순위를 포기하는 팀들이 늘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예비 새내기들 뿐만 아니라 그 동안 헌신적인 뒷바라지를 한 부모들에게 천청벽력과 같은 소식이나 다름없다.
지난해 드래프트에선 153명(28.4%)의 유망주가 선택받았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