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스 수아레스(27)가 바르셀로나 이적 후 데뷔골을 좀처럼 터뜨리지 못하고 있다.
바르셀로나는 6일(한국 시각)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아레나에서 열린 2014-201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F조 조별리그 4경기 아약스 전에서 리오넬 메시(27)의 2골을 앞세워 2-0 승리를 거뒀다.
복귀 3번째 경기를 맞이한 수아레스의 데뷔골은 이날도 터지지 않았다. 수아레스는 후반 13분 메시의 절묘한 침투 패스를 받아 골키퍼와 완벽한 1대1 찬스를 맞이했다. 그러나 발 동작을 읽힌 수아레스의 왼발 슛은 상대 골키퍼의 다리에 막혔다. 공은 다시 수아레스에게 되돌아왔지만, 2차 동작을 미처 취하지 못해 그대로 기회가 무산됐다.
수아레스는 이날 경기 후 스포르트1과의 인터뷰에서 "나와 메시, 네이마르(22)가 함께 하는 바르셀로나 공격진은 세계 최강"이라며 여전한 자신감을 보였다. 하지만 말과는 달리 수아레스는 지난 3경기 내내 위축된 모습이 역력하다.
현재 수아레스의 문제는 활동 반경이 메시와 상당 부분 겹치는데다, 적당히 뿌려주면 알아서 골을 만들어넣던 리버풀의 그가 아니라는 점이다. 오프시즌 징계의 여파로 움직임이 눈에 띄게 둔해졌다.
이날 후반 들어 루이스 엔리케 감독은 수아레스를 최전방에 두고 메시를 윙으로 돌리는 실험을 했다. 수아레스는 윙보다 중앙에서의 경기력이 좋고, 메시는 어느 위치에서나 잘하니 취한 고육지책이다. 확실히 수아레스의 몸놀림은 한결 좋아졌다.
하지만 이 전략이 레알 마드리드나 바이에른 뮌헨 같은 강팀을 상대로도 유효할지 의문이다. 메시의 경기 지배력은 당연히 중앙에 있을 때 배가된다. 지난 3경기에서 네이마르의 동물적인 폭발력도 줄어들었다. 수아레스 복귀 전까지 메시와 네이마르가 환상적인 호흡을 보였음을 고려하면, '남미 3인방'의 시너지 효과는 커녕 수아레스가 메시와 네이마르에게 방해가 된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이날 경기 후 메시는 "아직 수아레스는 바르셀로나에 적응중이다. 그가 훌륭한 선수임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라고 설명했다. 뒤집어 말하면 메시 역시 아직 수아레스에게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바르셀로나는 수아레스 합류 후 2연패 끝에 첫 승을 거뒀다. 하지만 이날 터진 2골 모두 메시의 개인 기량으로 만들어낸 골이다. '최강의 공격진'까지는 갈 길이 멀다.
수아레스는 바르셀로나 영입 당시에도 '중복 투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이미 수아레스는 바르셀로나에 왔고, 선수의 클래스와 막대한 이적료를 감안하면 주전 출전은 피할 수 없는 선택이다. 엔리케 감독의 '신의 한 수'를 기대해본다.
스포츠조선닷컴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